무덤에 부채질 하는 여인

무덤에 부채질 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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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지나가고 있는데, 한 공동묘지에서 한 여인이 부채를 들고 지금 막 쓴 듯한 묘지 봉분에 대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눈꼬리가 쪽 째져 위로 치켜 올라가 있고 소복을 입기는 했는데…. 허벅지가 다 보일 정도로 옆이 터져 있는 것이 보통 예사롭지가 않았다. 겁도 나고 하도 이상하기도 하여 물어보았다.

 "돌아가신 분이 뉘시요?"

 "남편인데요."

 "죽은 남편이 땀이 많은가 봐요?"

 "아니요."

 "그럼 왜 부채질을?"

 "남편이 죽으면서 당부하기를 자기 무덤의 흙이 마르기 전에는 딴 놈에게 정주지 말라고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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