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소나기네! 우산도 없는데 어쩌지?"
집으로 돌아가던 미영이는 갑자기 내린 소나기를 피해 아름드리 나무 아래로 몸을 피합니다. 나무 아래에서 소나기가 그치기만 기다리던 미영이가 갑자기 환한 웃음을 짓습니다.
같은 반 기준이가 우산을 쓴 채 미영이 앞을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기준아! 우산 좀 같이 쓰자! 우리 집까지 좀 부탁해! 호호!"
같이 걷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기준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미영아! 그 속담 안 맞는 것 같아! 여름비는 더워야 오고 가을비는 추워야 온다고 했는데 오늘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데 비가 오잖아!" 미영이가 한심하다는 듯 대답합니다.
"대체로 그렇다는 이야기지 속담이 꼭 맞는 것만은 아니잖아! 그럼 서당에서 3 년 동안 키운 정말 풍월을 읊어야겠네?" 미영이의 말에 깜짝 놀란 기준이가 "어! 그런 거 아니었어? 난 정말 서당개 3 년이면 풍월을 읊는 줄 알았는데……." 합니다. "으이그! 너 정말!" 기준이의 황당한 말에 미영이는 기가 탁 막히고 맙니다.
'여름비는 더워야 오고 가을비는 추워야 온다.'란 속담은 여름에는 날이 무더워야 비가 오고 가을에는 쌀쌀해야 비가 온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