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그리고 낯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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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그리고 낯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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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산다. ‘내일’, ‘나중에’, ‘네가 자리를 잡게 되면’, ‘나이가 들면 너도 알게 .’ 하는 식으로이런 자가당착은  기가  일이다미래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어느  문득 내가 서른 살이구나 하고 인정하거나 그렇게 말하는 때가 온다그는 이렇게 자신의 젊음을 확인한다그러나 동시에 그는 시간과 관련해서 자신을 자리매김한다시간 속에 자신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따라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는  곡선의 어떤 순간에 이르렀다는 것을 인정한다그는 시간에 속해있는 것이다그는 자신을 사로잡는 공포로 미루어 보아 거기에 최악의 적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내일그는 내일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존재를 다하여 거부했어야 마땅할 내일을 육체의 반항이 바로 부조리다.


그보다  단계  내려가면 나타나는 것이 낯섦이다세계가 ‘두껍다 것을 깨닫게 되고 개의 돌이 얼마나 낯선것이며 우리에게 얼마나 완강하게 닫혀 있는가를그리고 자연이하나의 풍경이 얼마만큼 고집스럽게 우리를 부정할 있는가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모든 아름다움의 밑바닥에는 비인간적인  무엇이 가로놓여 있다그리하여  언덕들다사로운 하늘 나무들의 윤곽이 지금까지 우리가 부여해 왔던 허망한 의미를 단숨에 잃어버리고서 이제부터는 잃어버린 낙원보다도  존재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세계의 원초적 적의(敵意) 수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우리들을 향하여 밀고 올라온다한동안 우리는  이상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왜냐하면 여러 세기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  세계에 미리부터 덮어씌웠던 형상과 윤곽만을 이해해 왔으며 이제부터는 그러한 인위적 수단을 행사할 힘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세계가 다시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해할  없게 된다습관에 의해 가려 있던 무대 장치들이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그것들은 우리에게서 멀어져 버린다


"시지프 신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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