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북향민을 만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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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북향민을 만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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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저는 비장한 마음을 잡아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이 글은 저 (멕시코) 가 직접 경험한 일로서 한 치의 거짓이 없을 밝힙니다. 

   그리고 저는 북향민을 차별하거나 북향민을 낮춰 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2. 1998년 10월  저는 멕시코 guanajuato주 urianagato시에서 옷장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moroleon시와 연결이 되어 두 도시가 마치 한 도시처럼 되어 있는 곳으로서 

   멕시코 3대 옷시장중 하나였습니다. 

   한때 장사는 엄청 잘 되었습니다. 이렇게 장사가 잘되다가는 재벌이 되는건 아닐까?

   하는 착각들 정도였으니까요..

 

3. 2007년경 morelia주 zinapecuaro도시에 면티를 만드는 공장이 들어섰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신문에도 크게 나오고 했다고 그것이 한국인이 세운것 이라고들 했습니다. 

   저는 그런것에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누가 돈을 벌어 성공했다해도 나와는 거의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지금도 저는 한국이라면  크게 관심이 없었는 대다가 중국인을 잘못 알고 한국인라고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솔직히 안 든건 아닙니다.  

   그런데 자꾸 시간이 지날수록 큰 손들이 면티를 많이 주문하면서 그곳에 가 보랍니다. 

   

  

4. 어느 날 큰 맘을 먹고 그곳에 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곳은 두시간 거리로 

   구색을 다 갖출수 있을 거 같아서 ~~~

   큰 공장 세개가 모두 한 공장이며 직원은 족히 200여명은 될 듯 싶었습니다. 

   멕시코인들은 밖에서 줄을 서서 한명씩 주문을 하면 한참을 기달렸다가 

   주문량을 받아서 가는데 저희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전화로 안에다가 뭐라 하더니 조금 기달리니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직접 차를 가지고 공장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5. 처음 소개해 주는 사람을 따라 창고로 갔는데 갑자기 한국인이 창고 관리인으로 함박 웃음을 지으며 나오는 겁니다. 

   이때 이 분의 말투가 "어디서 오셨드랬어요?" " 아니래요?" 


  말투가 약간 이상했지만 그게 제가 장사하는 것 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라서 그러러니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을 갈 때마다 옷 매입이 끝나고  시간이 약간 남을 때마다 이야기를 했는데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분명히 얼굴에 함박웃음으로 대했는데


  "고향이 어디세요?" 하니

  

  " 강원도래요!"  

  

   "아~! 그래서 말투가 조금 이상했나봐요?"

  

   " 강원도 어디세요?" 라고 

    

    물으니 갑자기  얼굴이 흑색으로 변하며 

    그렇게 함박웃음 졌던 얼굴이 침울한 표정으로 싹~변하더라구요..싸늘한 표정이랄까? 

    제가 함부로 더 물어보면 무슨일 날거 같은~~~~!

    그래서 더 이상 물어 보질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서도 출신을 물으면 그렇게 변하는 사람이 있어서 

    저는 얼른 화제를 돌려서 저도 시골 출신이에요.. 충청도 공주 아주 깡촌에서 왔어요.. 하니 약간

    얼굴빛이 돌아 오긴 했지만 그 이전 처럼 그렇게 밝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6.그리고  추석날...

  저희 멕시코는 추석이 없어서 추석에도 일합니다. 

  그날  그곳에 갔다니 이번에도 엄청 밝은 웃음으로 대하며 사장님이 한국 라면하고 사모님이 

  한국 음식을 준비해 주셨다며 같이 먹자고 주방으로 데려 가더군요. 

  주방에서 그 분 혼자 산다고 하며..주방이 아주 초라 했는데 크게 부끄러운 기색없이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더라구요.. 

  가끔 사모님이 오셔서 주방에 먹을 것을 사나 놓는다더군요..  

  주방이 너무나 초라하고 저희가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됐다고 하면서 주방을 나왔습니다. 

  사장님은 안 쪽에 따로 집을 짓고 산다고 하더라구요. 

 

 7. 그리고 더 대화가 하고 싶어서 

  

  이곳에서 일하면 얼만나 벌어요? 

  

   하니 "조금 받아요.". 하길래 

  

  사장이 나쁜 사람인가봐요?

  한국인이 여기 멕시코까지 와서 친구도 없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데 조금밖에 주질 않다니? 

  사장님이 나쁜 사람인가 보네 !


  하니깐 갑자기 얼굴 색이 변하면서 

  " 우리 사장님 ,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저 먹을 것도 주고 

  여기서 먹고 자고 하는거 다 해결해 주고 돈도 줍니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니 여기서 먹고 자고 하고 월급을 준다고 하더라도 한국인들은 대부분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고, 돈이 부족하면 제가 도와 줄 수도 있다고 가게만 얻으면 옷들은 외상으로 하고 팔고나서 

  갚으면 된다 " 고 했다니 다시 얼굴이 흙빛이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 저는 돈 많이 필요없어요.. 사장님이 다 해결해 주시거든요.. 

    그리고 사장님을 그렇게 배신하면 안 됩니다. 하더라구요.. 

    

   ( 저의 느낌은 현대판 노예같은 생각이 약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zinapecuaro에 한국 사람들도 없고 혼자서 얼마나 외롭겠어요.. 

    거기에다가 매일 창고에 갇혀서 재고 정리나 하는거 같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얼마나 번다고 타지까지 와서 외롭게 사는데 최소한 가게를 차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저도 첨 당해봐서 뭘 어떻게 해야 할 질 몰라 한 참 당황했었습니다. 

 

6. 그리고 다 다음해인가? 그 공장은 한국인들이 모두  peru인가 ? chile인가? 로 이전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이 진짜 강원도에서 왔을까요? 궁금합니다.

    제가 강원도분을 만나 본 적이 없어서요..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북향민 유튜브와 이만갑, 모란봉클럽을 

   보면서 혹시 그분이 북향민은 아니었을까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7
고향은북쪽 2021.06.01 08:12  
사장님을 배신하면 안된다는 그분의 말씀과 현대판 노예같다는 멕시코님의 말씀에 순간 머리에 뭔가 띵 맞은 느낌이~

북에서 그런 맘가짐으로 살도록 교육하거든요.
의리, 보답,은혜, 신념

그래서 그런지 탈북민들중에 고지식하고 의리가 강한 순수한 분들이 좀 있는 편이죠.

그분 의지할 곳 없는 탈북민 맞는듯 하네요.
한국에 갓 왔을때 쥐꼴만한 월급 받으면서도 의리때문에 회사를 옮기지도 못하고 4개월치  월급에 돈까지 빌려주고 못받았던 멍청이 저의 모습을 보이는듯 해서 짠했네요.
멕시코 2021.06.01 08:21  
고향은 북쪽님, 그럼 그분은 북향님이 맞을까요? 맞다면 그분은 그 뒤로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일 그분이 아직도 여기에 계시다면 도와 주고 싶습니다. 뭐 크게 돕지는 못해도 제가 도울 수 있을 만큼 돕고 싶어요..
그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어디인지 아실텐데..
소탑 2021.06.04 14:40  
북에서 오신 분이 맞는 것 같네요.  지금은 돈도 모으고 당당하게 살고 계시길 바래 봅니다.
멕시코 2021.06.04 23:52  
소탑님 댓글 감사합니다. 진짜로 강원도에서 왔을 수도 있구요. 북향민이라면  지금은 돈도 많이 벌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에바그린 2021.06.05 21:51  
글쓰신분 마음이 너무 따뜻하신 분이신듯,..
멕시코 2021.06.05 23:48  
에바그린님, 천성은 마음이 따뜻했는데요.. 삶에 찌들어 살다보니 저도  속물이 다 되었습니다.
이제는 제 가족 이외는 도울 생각이  점점 없어 지더라구요..
별같이 2021.06.24 15:31  
멕시코님. 따뜻하신 마음 감동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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