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현금인출기

자동현금인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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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현금 인출기




12월의 차가운 겨울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간다

종종걸음으로 버스에서 내려자 마자 정류장앞에 있는 주거래 은행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언제 그랬냐싶이 은행 실내의 따스한 바람이 추위에 지쳣던 내몸과  마음을 녹이듯 따뜻하게 감싼다.


은행 자동화기기의 ATM 현금인출기앞에 가서    이쁜 여성 음성이 시키는데로 터치스크린을 누르며 입출금기의 출납여닫이가 열리더니 필요한 만큼 현금이 쑥 올라온다


이젠 뭐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지만. 십몇년전 한국에 첨 왔을 때 은행에서 얼마나 놀랐던지 그때 생각만 하면 지금도 저도 모르게 미소가 머금어진다.


하나원을 나오자마자 나는 작은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였다

첫 월급으로 80만원 받았다. 신입사원 수습기간이 3개월이여서 대체로 그때는 이 정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돈을 안준다.

경리부에 가서 왜 월급날인데 돈을 안주냐고 물어보고싶었다,


하지만 첨인데 돈 안준다고 물어보기가 그래서 혼자서 속앓이를 하다가 같은 시기에 들어온 동료 사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월급날인데 월급 탔나요?

그러자 그 동료가 돈 들어왔던데 . ? 돈이 어디로 들어와요? 내가 다시 물어봤다


통장에 월급이 안 찍혔어요?”그 동료가 다시 되물었다.

통장이요? 깜짝 놀란 난 다시 물어봤다 돈을 봉투에 주지 않고 왜 통장에 줘요?”


그분은 의아하게 날 쳐다보더니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날 보며 말했다.


월급은 매달10일에 통장에 찍히잖아요

혹 들어오실 때 회사에게 기업은행통장 만들라고 하지 않았나요?”

 

맞다 그랬지 기업은행 통장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까지 통장에 내손으로 돈을 찾아써본적이 없었다.


하나원 나오자마자 보름도 지나지 않아서 회사에 취직했던 난 아직 난 통장 이용방법을 모른다.


퇴근하자마자 얼른 기업은행 통장을 찾아보았다.

내이름 석자가 떡 하니 찍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한달음에 은행으로 달려갔다.


아뿔사.. 은행에 문이 잠겻다. 우찌노

혹시라도 나만 월급을 못탔을가봐 마음이 조여온다. 그다음날에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혔다


사무실에 올라가니 회장님 수행기사님이 자리에 앉아계셨다.

ㅇㅇ씨 어제 월급타서 머하셨어요? 한국에 와서 첫월급인데 어떠셨나요?”


사람좋은 기사님의 물음에 난 머뭇거렸다. 저 어제 은행문 닫아서 통장을 찍지 못했어요


ㅎㅎㅎ 그거 상관없 어요 은행 인출기에는 저녁 늦게 라도 문이 안닫혀요 거기서 확인해보면 되죠

네 그런게 있어요?” 난 뛸뜻이 기뻣다

그러고 기사님한테 솔직히 말씀드렸다 난 돈을 통장에서 확인할 줄 모른다고 하자 기사님이 자세히 알려주셨다.


난 빨리 확인해보고 싶어서 6시 땡 정각에 퇴근하고 은행으로 달려갔다

7시가 안된 시각 이였지만 은행 자동 인출기안에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사람들의 뒤에서 하는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자 앞에 사람이 날 이상하게 쳐다본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기계안에 카드 또는 통장을 넣으라는 소리에 난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런데 다시 돌아나온다 , 뭐가 잘못 넣었나 하고 다시 넣는데 또 다시 밷어 버린다..

뭐야

당황한 나는 여러차례 계속 넣었지만

밷어버리는 인출기에 혹 돈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데 뒤에 있던 아저씨가아가씨 그거 똑바로 넣어야 해요 "


첫장말고 담장부터 펴서 넣으세요

알려주시는 소리에 첫장 말고 다음장을 넘겨서 넣었더니 찍찍찍 머가 찍히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통장에 800,000원이라는 수자가 찍혀져 나왔다,,,

난생처음 해보는 은행업무에 난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아저씨한테


이거 돈 들어온거  
맞나여?


이거 진짜 돈이에요?“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아저씨가

아가씨 어디서 왔서요“?라고 물어보는거였다.


난 죄를 진 사람처럼 저 북한에서 왔어요, 어제 월급을 탔는데 오늘 확인하려 왔는데 좀 알려주세요? 라고 그분한테 도움을 청했다


아저씨는 매우 호기심어린 얼굴로 날 바라보며 하나씩 조심스럽게 알려주었다 .

확인하고 싶으면 돈을 찾으면 되잖아요”?

비밀번호 알죠?

난 통장 귀퉁이에 작게 써놓은 번호를 재빨리 기억하고 그아저씨가 알려주는 데로 버튼을 눌렸다


그러자 돈 나오는 출납기 문이 덜컥 열리더니 내가 찾는 돈이 쑥 튀여나 왔다...

혹시라도 누가 내돈을 가져갈 가봐 정신없이 나오는데 아저씨가 아가씨 통장은 가져가야지


그러면서 날 부른다...

난생처음 경험해보는 은행인출기에서의 출금,, 북한에선 돈을 은행에 넣는다는것 이라 는건 아예 모른다. 그러니 이럴 수밖에,,


은행에 돈을 넣으면 절대 찾을수 없다는걸 알고 있는 나로썬 넘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선 넘 낮선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것이다.

 

내손으로 첨 찾아본 내돈 내가 일해서 첨으로 벌어본 내돈

80만원이라는 그돈은 나한텐 대한민국에서의 작은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큰 기적 같은 것이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한민국에서의 나의 삶

난 열심히 살아가리라 맘먹고 달려간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1
본문_작성자  2023.08.07 22:59  
이  글을  보니  내가  자동판매기 랑 씨름하던  옛날이 생각나네요
자동판매기가  내 돈만 꿀꺽하고  물건을 안주는줄  알고  발을 동동 굴리던  옛날이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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