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사랑이야기 7-2

그들만의 사랑이야기 7-2

댓글 : 5 조회 : 1009 추천 : 0 비추천 : 0

2. 그 여자

 

어제 저녁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날 불렀다.

 

“ 치은아! 만화가게는 할 만하냐?”

 

“ 네! 아빠!”

 

“ 그래도 회사 다닐 때 모습이 더 좋았는데.......”

 

“ 아빠! 지금이 마음도 몸도 훨씬 편해요! 그리고, 장사 잘 되요!”

 

“ 아가씨가 그런 장사하는 것보다 이 애비는 좋은 곳에 시집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 그게 어디 제 맘대로 가는 건가요. 아직 생각도 없고......”

 

“ 아! 참! 그 녀석 있지.........왜 눈에 멍든 녀석!”

 

“ 아! 미남씨요!”

 

“ 아 미남이~~ 맞어! 그 넘 내일 면접 보러 갈 꺼다. 현빈이가 하는 그 소프트회사에......”

 

“ 아 그래서 아빠 아까 미남씨 전화번호 물어보셨구나! 그런데 현빈 오빠 회사에 자리가 있데요?”

 

“ 물어보니까 그래픽 시뮬레이터 자리 하나가 있는데 좀 유능한 사람을 뽑을 거라던데, 그 넘이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소개했지 ”

 

“ 그러고 보니까 현빈 오빠 본 지도 오래됐네요. 우리 집안에서는 그래도 현빈 오빠가 제일 잘 나가네요.”

 

“ 내일 2시 면접인데 그넘이라면 잘해낼 거야.”

 

“ 현빈 오빠 사무적이고 딱딱한데 괜히 주눅드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미남씨!”

 

“ 허허~! 너 그 넘 걱정하는 거 보니 마음에 드는가 보구나! 그 넘 만난다면 이 애비는 대찬성이다!”

 

“ 아니예요! 아빠! 별말씀을 저 그 사람 안 좋아해요! 아니 마음에 안 들어 해요! 아니............”

 

“ 허허~! 거봐라! 니 마음이 못속이잖냐.”

 

난 더 이상 거부도 반박도 하지 않았다. 아빠가 간만에 많이 웃어 보이신다.

 

어제 아빠가 한 말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다. 정말 난 미남씨를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걸까?? 아 나도 날 잘 모르겠다.

 

잠을 설 친 덕분에 긴 아침을 맞이했지만 가게 나가는 시간은 평소와 같았다. 왜냐면 이상하게 내가 면접을 보러 가는 사람처럼 거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아라는 여전히 부지런하다.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깨끗이 정돈된 책상과 물기가 약간 비치는 바닥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다. 우리 가게 오는 손님들도 깨끗한 만화가게가 되었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 아라야! 안녕!”

 

“ 언니! 안뇽~~~~~~~~~~~~헤헤!”

 

아라의 웃음소리와 함께 아침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11시 쯤 아라가 묻는다.

 

“ 언니! 그 오빠 안 오네요?”

 

“ 오늘 면접 보러갈꺼야.. 아 근데 멍 때문에 큰일이네. 가리고 갈 수도 없을 텐데 밤사이 붓기가 많이 빠졌어야 할 텐데...........”

 

“ 언니! 내가 그냥 그 오빠 안 오네요 했는데 언니는 바로 멍든 그 오빠 얘기를 술술 하는구나! 언니 마음속에 많이 자리했나보다 ”

 

“ 얘는 무슨.......... 너가 오빠 할 사람이 그 사람 밖에 없어서 한 소리지.”

 

“ 언니! 방구하고 기침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속일 수 없다 했는데. 헤헤! 농담이어요 ”

 

아 괜히 부끄러웠다. 옷을 갈아입다 들켜버린 소녀처럼 난 괜히 부끄러웠다.

 

요즘은 아침부터 손님이 많다. 그래서 작은 거부터 준비 해 놓아야 할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라면이 안 떨어지게 준비 한다던가 음료수 안 떨어지게 준비해 놓는 거 그리고 특히 잔돈을 많이 준비해 놓아야했다. 옆 슈퍼 아주머니 믿고 잔돈 안 바꿔 놓았다가 손님한테 아침부터 미안한 경우를 당하게 생겼다.

 

“ 아라야! 위에 구멍가게 문 닫았더라. 은행가서 얼른 가서 잔돈 좀 바꿔오렴!”

 

“ 네! 언니~~~ ”

 

아라가 잔돈을 바꾸러 나가고 조금 있자 한 손님이 계산을 하러 왔다. 그리곤 아니나 다를까 잔돈이 부족했다. 난 손님에게 조금 기다리시라고 기다리는 동안 보는 만화책은 돈 안 받는다고 말했다. 그 손님 2권을 더 볼 동안 아라는 오지 않았다. 손님은 잔돈 다음에 와서 만화 보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인사를 하곤 나갔다. 난 걱정이 되었다. 은행에 사람이 많나? 왜 이리 늦지! 난 가게 앞으로 나가 보았다.

 

아~~~! 가게 앞에 서서 환하게 웃고 있는 미남씨와 아라가 보인다.

 

아~~~! 둘이 입 맞출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가져간다.

 

아~~~! 난 이성을 잃어버린다.

 

“ 야!!!!!!!!!!!!!!!!!!!!!!!!!!!!!!!!!!!!!!!!!!!!!!!!!! 고아라!!!!!!!!!!!!!!!!!!!!!! ”

 

난 아라에게 무작정 짜증부터 내었다. 아라는 많이 미안해하며 가게로 들어갔다. 난 좀처럼 흥분이 가시질 않았다. 불륜의 현장을 목격한 아내처럼 심장이 계속 화를 내고 있었다.

 

조금 진정이 되자 난 이 상황에서 달리 할 말이 생각이 안나서 면접 잘 보라고 하였다.

 

꼬투리 잡으려고 기다린 사람처럼 미남씨의 아~~네 하는 습관이 나오자 바로 짜증내며 하지 말라고 하였다. 내가 막 짜증내며 하지 말라고 하자 미남씨는 아무 말 없이 날 쳐다본다. 내 눈을 쳐다본다. 내 입술을 쳐다본다. 내 마음속을 쳐다본다. 난 가슴이 더 가쁘게 뛰었다. 아마 지금 볼은 100배로 빨게 진 것 같다. 왜 가만히 쳐다만 보는데 난 이렇게 돼 버린 걸까 아 어떻게 이 상황을 피할까 머릿속은 갖가지 생각들로 혼란스러운데 미남씨가 먼저 말한다.

 

“ 저 면접 다녀올게요!”

 

그리곤 버스정류장 쪽으로 황급히 갔다. 가는 넘의 뒤통수가 얄밉다가 이쁘다가 얄밉다가 이쁘다가 한다.

 

넘이 가자 난 아까 아라와 넘의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분명 둘은 우연히 가게 앞에서 만나서 즐거운 인사를 나누었고 넘은 멍 안보이나 보여주려고 다가간 상황인 듯 했다. 아 난 왜 아라에게 소리치고 넘에게 화내었을까 가게 들어가기가 미안했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아라가 웃는다.

 

“ 언니! 오빠갔어요?”

 

“ 응!”

 

“ 오빠 면접 잘봐야할텐데.......헤헤! 아 오빠 너무 스킨 많이 뿌렸던데 면접관들 오빠 얼굴에 바짝 붙어서 면접하지는 않겠지?? 헤헤!”

 

아 그랬구나! 스킨 냄세 많이 나서 확인하려고 다가간 거구나! 아라는 내가 오해할까봐 이렇게 돌려 말하는구나! 아~지지배 나보다 어른이다. 미안하다고 하면 더 이상할거 같아서 망설이는데.......

 

“ 언니! 아까 저 이름 부를 때보니 언니랑 노래방 한번 가야겠어요! 언니 락같은거 많이 잘부르실꺼 같아요!”

 

“ .......................................아까는 미안했어 아라야! ”

 

“????멀요????? 헤헤! ”

 

요즘은 내가 아라에게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

 

넘이 면접을 보러 간 오후 내내 난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안절부절못했다. 그럴 때마다 아라는 옆에서 오빠는 면접잘 볼 거야 잘됐을 거야 혼자 중얼거린다.

 

가게 문을 나가는 손님들 뒤통수를 볼 때마다 오늘은 얄밉고 이쁜 넘의 뒤통수가 심하게 그리웠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5
독백 2009.07.02 14:36  
매일 여기와서 찾아보았는데 안올리시더라구요... 뭔일 인지 궁금했어요... 오늘 드디여 보게 되서 기쁘고요, 스토리 진전이 별로 없네요... 담에 또 들릴게요...
그녀만을위해 2009.07.02 14:53  
감사해요!! 기다려주셔서 ~~~
죄송해요!! 늦게 올려서~~~
괜히 너무 혼자 바빴네요!! 여친 따라 조금 아프기도 했구요!!
감사해요!!
강한사나이 2009.07.16 19:52  
저도 계속 기다리고, 첨부터 다시 읽고 그랬네요.
ㅋㅋ

스토리 점점 찐해지네요.
변덕스러운 날씨에 아픈 분들이 적었음 좋겠네요~
컴퓨터사랑 2009.07.29 15:45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즐거운 시간이 되세요 ~♬~
도꼬 2009.08.16 19:57  
너무 멋진글이예요.  예쁜  불여우여친을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