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7회.

★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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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꽃 한 송이
다음 날 박 무호는 정 기사를 데리고 이동통신사를 직접 찾아가 혜련이 사용하고 있는 전화의 통화내역서를 발부 받았다.
박 무호는 통화 내역 중에서 어제 밤 그 시간대에 걸려온 전화 번호를 체크해서는 정 기사에게 지시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번호의 위치 추적을 해서 이 사람을 잡아오게."
"네, 사장님. 알겠습니다."
박 무호도 철두철미하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정 기사또한 다방면에 능통하고 완벽한 사람이었다.
혜련은 편지지를 꺼내 박 무호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는 몇 장이나 되는 그 길고 긴 편지를 박무호의 컴퓨터 테이블 위에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혜련이 밖으로 나가자 이미 강 치수가 대문 앞에 차를 세워 놓고 혜련을 기다리고 있었다.
혜련이 미리 강 치수에게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해 뒀던 것이었다.
혜련은 동네 사람들의 눈에 띌세라 급히 강 치수의 차에 몸을 실었다.
"현국 아빠, 어서 출발해. 동네 사람들 한테 잡히면 끝장이야"
"돈은 챙겨 왔어?"
그 와중에도 강 치수는 혜련에게 돈 챙겨 왔냐고 다그치고 있었다.
"그래! 어서 가기나 해."
두 사람은 현국을 강 치수의 누이 집에 맡기고 부산으로 차를 몰았다.
멀리 달아나서 살면 박 무호에게 잡히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살다가 세월이 흘러 잊혀 질 때가 되면 다시 돌아와 아들과 딸을 데리고 살 생각이었다.
그러나 잊혀 질 일이 따로 있는 것이다. 박 무호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배신인 것을 모르는 것일까.
한편 박 무호는 이렇한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회사에서 퇴근해 간부들과 함께 자주 가는 술집을 찾았다. 물론 박 무호의 행동은 의도적이었다.
혜련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술을 마시고 들어가 혜련에게 스스로 말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술이 만취되어 밤 늦게 집으로 돌아온 박 무호는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허둥지둥 2층으로 달려 올라간 박 무호는 혜련의 방 문을 노크도 없이 열어젖혔다.
그러나 방 안에는 어둠만이 그를 맞이할 뿐 혜련의 그림자도 보이질 않았다.
박 무호는 허탈했다.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박 무호는 쓸쓸하게 적막이 흐르는 혜련의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힘 없는 발걸음을 얾겼다.
박 무호가 자신의 방 문을 열고 들어서서 전등 스위치를 켜자 정면으로 보이는 창문 앞 검퓨터 테이블 위에 하얀 편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박 무호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우려했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단 말인가.......
박 무호는 천천히 편지지를 펴서 읽어 내려갔다.
'여보, 미안해요. 당신한테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 줄은 잘 알지만 제가 어쩔 수가 없어 당신을 떠납니다. 당신이 제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어디에 살더라도 죽는 날까지 잊을 수가 없을 거예요. 제가 돈 벌어서 당신한테 신세진 것을 갚게 되면 돌아올께요. 제가 돈을 투자해 놓은 곳이 있는데 이번에 돌려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당신한테 말하지 않고 떠납니다. 돌아와서 모든 것 해명하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세요.
박 무호는 어이가 없었다.
누가 돈을 갚으라고 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혜련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 자신이 그 것을 회피하면서 그렇게 이유를 달았다.
박 무호는 생각햇다.
그녀가 자신에게 고했던 사랑의 맹세가 정녕 거짓이었단 말인가. 그녀는 정녕 자신을 사랑하긴 했단 말인가, 그녀는 정녕 은혜를 원수로 갚겠다는 것인가, 그녀는 정녕 자신을 이용하기 위해 사랑을 고했단 말인가......
가슴이 아파왔다.
짧은 순간에 그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자신이 받은 배신의 상처보다도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이제 아들 성철과 딸 성희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아버지가 돼서 이런 꼴을 보이고 부끄러워 어떻게 얼굴을 본단 말인가. 또한 며느리의 얼굴은 어떻게 봐야하며 그들에게 이 일에 대해 뭐라 설명을 해야 한단 말인가.
박 무호는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 봤다.
자신이 혜련에게 그토록 불편함을 주었단 말인가. 그녀가 자신에게 어떻한 문제도 터놓고 의논할 수 없을 만큼 부담스럽고 불편하게 대했단 말인가.
아니었다.
그 것은 정녕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박 무호는 밤을 꼬박 새고 회사에 출근햇다.
회사에서도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정 대일 기사가 낯선 사내 하나를 끌고 들어왔다.
"사장니, 이 놈 잡아왔습니다."
정 기사가 사내를 꿇려 앉히면서 말했다.
사내가 고분고분 꿇어 앉는 것으로 보아 정 기사에게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는 것을 박 무호는 알 수 있었다.
정 기사는 해병대 출신으로 눈치도 빨랐으나 주먹에는 자신하는 친구였다. 그래서 박 무호가 아끼며 자신의 직속에 두고 수 년 동안을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정 대일에게 끌려온 사내는 물어볼 것도 없이 혜련에게 욕을 보이고 협박을 했던 그 사내임이 틀림없었다.
"이 놈이 그 것도 모자라서 또 다른 여자를 모텔에서 욕보이고 있는 것을 잡았습니다."
정 대일이 어떤 방법을 써서 그를 잡았는지는 모를 일이었으나 그는 무엇이든 박 무호가 지시만 하면 반드시 해결을 해 냈다.
"일어나 자리에 앉으시오."
박 무호가 근엄한 음성으로 소파를 가리키며 말하자 사내는 박 무호와 정 대일을 번갈아 올려다 보고만 있었다.
"자리에 앉으라고 하시잖아!"
정 대일이 사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자 사내가 엉거주춤 일어나 소파에 걸터앉았다.
"당신에게 두말하고 싶지 않으니 거두절미하고 내가 당신을 경찰에 강간 및 협박으로 넘길까요, 아니면 내 앞에서 당신이 찍은 사진을 카메라에서 삭제하고 각서를 쓰겠소?"
"잘못했습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뭐든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사내는 벌벌 떨며 그렇게 어눌한 말투로 대꾸했다.
정 대일이 사내의 휴대폰을 빼앗아 박 무호에게 건냈다.
"아니, 저 친구에게 직접 삭제하게 해."
정 대일이 사내에게 사진을 삭제하게 했다.
"이제 내가 부르는 대로 각서를 쓰시오."
정 대일이 사내에게 노트와 펜을 건네 주었다.
박 무호가 사내에게 각서 내용을 불러 주었다. 혜련을 인터넷에서 유인해 만나서 강간하고 협박한 사실을 인정하며 향후 단 한 번만이라도 혜련에게 전화를 걸면 남편 박 무호가 경찰에 고발할 것이며 그 죄를 달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박 무호는 사내를 내보내며 말했다.
"앞으로는 밝게 살아요. 열심히 살면 좋은 세상인데 왜 그렇게 못된 짓으로 힘 없는 아녀자들을 괴롭혀. 내 말 명심해요."
박 무호는 점잖게 타이르고 사내를 보내 주었다.
사내가 나가자 박 무호가 정 대일에게 말했다.
"자네 수고스럽지만 한 가지 더 해결해 줘야 겠네."
"네, 사장님. 분부만 내리십시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 대일이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고 집사람이 집을 나갔어. 그러니 한 번 찾아 보게. 만일 찾게 되면 그 사람 앞에 모습을 보이지 말고 내게 와서 말해주게."
"알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로 찾아 내겠습니다."
"그래, 나가 봐. 수고 했어. 나가봐."
"네. 그럼......."
정 대일이 방을 나가자 박 무호는 비서 한 여진에게 인터폰으로 호출했다.
방으로 들어선 한 여진은 오늘 따라 더욱 아름다웠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어, 오늘 저녁에 시간 좀 있나?"
"네, 사장님."
"오늘 술 한 잔 할까?"
"네, 사장님."
여진은 극히 사무적으로만 대답하고 있었다.
퇴근 후 박 무호와 한 여진은 차를 두고 택시에 몸을 실었다.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박 무호가 혜련을 처음 데리고 와서 사랑을 고백했던, 그리고 프로포즈를 했던 호수 옆에 우뚝 서있는 커다란 유람선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 안에 들어서자 은은한 조명이 반짝이며 그들을 맞았고 실내 스피커에서는 은은한 피아노 협주곡이 흘러 나왔다.
그들은 호수가 잘 내려다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뭘로 할까, 미스 한?"
"전 상관 없어요. 사장님께서 고르세요."
메뉴표를 앞에 놓고 박 무호가 말하자 여진은 창 밖 호수 위에 눈길을 둔 채로 힘 없이 대꾸했다.
박 무호가 스페셜 안주와 와인을 주문했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지 않으셔도 되나요, 사장님?"
한 여진이 쌓인 감정 많은 사람의 말투로 빈정대듯이 말했다.
"하하하, 미스 한이 나한테 감정이 많은 모양이군. 오늘은 안들어가도 돼. 아니, 앞으로 영원히 안들어 갈지도 모르지.하하하."
박 무호의 말에 여진이 호수에서 눈을 떼어 박 무호에게 두고 말했다.
"사모님하고 다투셨나요?"
"허어, 이 사람. 우리가 어린 앤가 다투게?"
"하긴 사장님께서 자상하시고 이해심이 많으시니 평생 다투실 일은 없겠죠."
창 밖으로 보이는 호수는 주변의 위락업소들이 밝혀 놓은 네온을 머금어 오색 찬란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그렇게 별 대화도 없이 술을 마시며 한 시간여가 흘렀을 때 박 무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미스 한."
"......."
한 여진은 아무 말 없이 왜 부르느냐는 시늉으로 박 무호의 눈을 바라보았다.
"언젠가 미스 한이 내게 고백한 사랑 그거, 아직도 유효한가?"
"그 게 왜 궁금하세요? 아직도가 아니라 영원히 유효할 거예요. 제가 죽는 날까지."
죽는 날까지.......
영원히......
목숨보다 더......
혜련 역시도 그렇게 사랑을 고했었다. 그러나 그 사랑은 아무런 가치도 없이 그렇게 배신으로 돌아와 박 무호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박 무호는 한 여진을 데리고 나오며 말했다.
"오늘도 미스 한 집에 데리고 갈 수 있나?"
"그럼요. 사장님. 거긴 사장님 집이에요. 언제든 오시면 반겨 드릴 거예요."
박 무호는 택시를 잡았다.
"어서 오세요. 어디로 모실까요."
택시 기사가 뒤로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룸미러로 그들을 보며 물었을 때 박 무호가 여진의 아파트 이름을 댔다.
 
★서리꽃 필 무렵★

여진의 아파트에 들어서는 박무호는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두 번째의 방문이기에 조금은 편한 것일까.
"옷 갈아 입으세요. 사장님."
"......그.......래."
박무호는 여진이 내미는 평상복을 받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여진은 도대체 뭘 어디까지 준비해 놓은 것일까.
여진의 집에는 박 무호에게 필요한 것은 모두 다 있었다.
평상복으로 갈아 입은 박 무호를 보며 여진이 말했다.
"잘 맞네요. 불편하지 않으시죠? 제가 눈설미가 있거든요. 호호호."
"언제 이런 걸 준비해 뒀어? 날 위해 준비 한 건가?"
"물론이죠. 사장님 생각 날 때마다 하나씩 샀어요."
"..........."
박 무호는 그런 여진의 순정적인 마음에 감탄하고 기뻐해야 하는 것인지 어떨지를 잘 몰랐다.
남자들은 누구나 다소 이기적인 데가 있다. 자신이 기혼이라 하더라도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지대한 사랑을 주는 여자를 싫어할 남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슬프고 괴롭고 배신감으로 힘들어 할 때라면 더욱 그럴 것이었다.
"씻고 나오세요."
여진이 예쁜 이브닝 드레스로 갈아 입고 나와 요염한 자태로 서서 박 무호에게 말했다.
"우리 같이 씻을까?"
박 무호의 느닷없는 말에 여진은 당황했다.
"........네.........에.......?"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 할 수 없어?"
"......아........뇨.........하....지만......어떻게........?"
"부끄러운가?"
"아니에요. 네. 그렇게 할께요. 갑자기 그러고 싶어졌어요."
박 무호가 먼저 욕실로 들어갔다.
박 무호가 온 몸에 물을 뿌리고 부드러운 거품을 온 몸에 바르고 있을 때 여진이 들어왔다.
욕실로 들어서는 여진의 몸은 그야말로 말로 뭐라 형용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햇살 일렁이는 푸른 바다위로 신선한 물고기가 뛰어 올라 반짝이고 있는 것도 같았고 영롱한 아침 이슬을 한껏 머금은 야생화와도 같았다.
젊은 나이.......
단지 그 것 만은 아니었다.
나이라는 것이 요즘 세상에 인체의 아름다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50같은 30도 있을 것이고 30같은 50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박 무호는 전라의 풋풋한 여진을 보자 온 몸이 마비가 되는 듯했다. 가슴은 몹시 뛰었고 숨이차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
피가 뜨거워졌다.
박 무호는 여진을 끌어 안았다.
여진의 몸도 뜨거웠다.
박 무호는 목덜미로 여진의 뜨거운 입김을 느끼며 여진의 입술을 더듬었다.
부드러운 박 무호의 입술이 여진의 속살 같은 입술을 빨자 여진의 입이 살포시 벌어졌다.
박 무호는 여진의 입 속으로 천천히 혀를 밀어 넣었다. 이윽고 여진의 보드러운 혀가 느껴졌다.
박 무호는 자신의 혀로 여진의 혀를 감아 올리며 다정하게 빨아 들였다.
너무나 황홀했다.
여진 역시 온 몸이 불덩이가 되었으며 아랫도리가 축축히 젖어 오는 것을 느꼈다.
박 무호는 여진을 살며시 밀어서 떼어낸 다음 샤워기로 여진의 몸을 적시고 부드러운 거품을 온 몸에 발라 주었다.
온 몸에 거품을 바른 두 사람이 다시 뒤엉켰다. 두 사람의 몸이 붙어 비벼질 때 몸에 바른 거품으로 인하여 온 몸에 전류가 흐르고 바짝 쪼그러드는 느낌이 들었다.
박 무호는 여진을 뒤로 돌게 하고 욕조에 손을 짚고 엎드리게 했다.
엎드려 있는 여진의 몸을 뒤에서 본 박 무호는 울창한 숲과 맑은 샘이 양쪽 허벅지와 엉덩이 사이에서 돌출되자 동물적 본능으로 이글거렸다.
박 무호는 자신의 건강한 불기둥을 여진의 맑은 샘에 집어 넣었다.
아아악.........
으아악.........
"아파요. 너무 아파요."
여진은 서른이 넘도록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기에 엉덩이와 아랫배가 뻐개지는 듯한 통증으로 인해 엉덩이를 옆으로 틀었다.
그녀의 샘에 도달하지 못한 박 무호의 불기둥이 그대로 그녀에게서 빠져나왔다.
"미안해요. 사장님. 너무 아파서.......다시 해요."
멋적게 서 있는 박 무호를 보고 여진은 그 것이 마치 자신의 커다란 잘 못으로 인해 일어난 일인 양 당황해 하며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내 잘 못이었어. 미스 한이 처음이란 걸 생각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했어."
"아니에요. 이제 안그럴께요. 참을게요. 다시 해요."
여진은 자신이 큰 죄인인 양으로 박 무호를 졸랐다.
"침대에서 하자."
박 무호가 말하고 몸에 묻어 있는 비누 거품을 씻어냈다.
침대에 누워 조금 있으려니 곧 여진이 알몸으로 들어왔다.
여진은 박 무호의 옆에 살며시 누웠다.
"사랑해!"
박 무호가 미스 한을 안아 주며 말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
여진이 박 무호의 품으로 파고 들며 작게 말했다.
박 무호는 여진이 남자경험이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지하고 여진을 살살 그리고 서서히 다루며 섹스를 했다.
여진은 아팠지만 너무나도 좋았고 행복했다.
여진은 박 무호의 커다란 불기둥을 받아들일 때 어금니를 깨물며 생각했다.
'이 사람이라면 죽어도 좋다. 아무 것도 바라지 말자. 욕심내지 말자. 난 그저 이 남자의 옆에만 있을 수 있으면 좋다. 죽는 날까지.'
"미안해. 내가 죄를 지은 것 같아. 하지만 약속할게. 영원히 널 버리지 않을게. 내가 죽어 땅 속으로 들어간다 하여도 널 버리지 않을 거야."
여진과 밤새 몇차례 섹스를 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박 무호가 여진에게 그렇게 말했다.
박 무호는 하루종일 어젯밤 황홀했던 여진과의 관계를 머릿속에서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 나이는 차이가 많아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 정말 잘 해주면 되지. 이미 엎질러진 물, 내가 그녀를 멀리한다면 그 또한 더욱 커다란 상처가 될 테니.....'
박 무호는 어떻한 방법으로라도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줘야겠다고 자신과 굳게 맹세하고 또 맹세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막 컴퓨터를 켜는데 전화가 울렸다.
혜련이었다.
-저예요.
-그래, 어디야. 어떻게 된 거야. 괜찮아. 말해.
-미안해요. 마음 좀 정리 하고 들어갈게요.
박 무호의 다급한 목소리와는 반대로 혜련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말했다.
-알았어. 당신 마음이 편하면 그 때 돌아와. 모두 묻어 버릴게. 아무 것도 묻지 않을게.
-알았어요. 근데 어젠 왜 외박했어요?
혜련은 자신의 잘 못은 뒤로하고 오히려 박 무호의 외박을 나무라듯이 말했다.
-그 걸 당신이 어찌 알아?
-내가 어제 집 전화로 밤새 전화 했어요.
_집 전화 안 받으면 휴대전화로 하지 그랬어?
-하기 싫었어요. 당신은 나를 사랑한다면서 내가 나간지 며칠이나 됐다고 외박을 해요? 그 걸 기다린 것은 아닌가요?
-미안해.
-또 여진 씨하고 잤나요?
-응, 그랬어.
-그럼 여진 씨랑 살아요.
-만나서 얘기하지. 아무튼 내가 전화 하면 받아 줘.
-알았어요.
뚝----
혜련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박 무호는 오히려 자기 자신이 더 큰 죄를 지은 것만 같아 밤새 마음이 아파 잠을 설쳤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주방으로 간 박 무호는 갑자기 외로움이 엄습해 왔다.
그녀의 부재......
그녀의 빈 자리가 이렇게도 크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갑자기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
아무리 뒤져봐도 먹을 만한 것이 없었다.
박 무호는 조반 대신 식탁에 힘없이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휴~~~~~~~~
한숨처럼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그는 혜련이 주방에서 자신을 위해 반찬을 만들고 음식을 준비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간고등어도 튀기고. 나물도 무치고 된장찌개도 끓이고 .......
그녀는 특히 된장찌개를 매우 잘 끓였다.
박 무호는 혜련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끝나도록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 무호는 그녀가 받지 않는 전화기를 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일생을 살아온 시간보다도 길게 느껴졌다.
혜련은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 저쪽에서 들려오는 음성사서함 안내가 들려왔다.
-여보! 잘 잤소? 일어나 뭘 좀 먹으려고 내려와 보니 아무 것도 먹을 게 없구려. 당신이 음식해주던 모습 상상하면서 당신이 그리워 전화 했는데 받질않네. 그래, 어디에 있든 밥은 꼭 챙겨먹고 다녀. 건강하고. 언제든 당신이 마음 편해지면 돌아와. 아무 것도 묻지 않을게.
박 무호는 독백처럼 혜련의 음성 사서함에 그렇게 녹음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4
행복한삶 2009.06.20 11:25  
잘보구 갑니다 하이로님덕분애 장편소설에 푹빠져 버렷네요 ㅎㅎㅎ다음회 기대됩니다 하이로 님 행복히세요*^*^*
착한여왕 2009.06.20 12:25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아직 한국소설이 어설프지만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소설이 현시대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니 맘이 쓸쓸해집니다. 좋은 소설을 많이 쓰시고 다음을 꼭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korea 2009.07.17 15:54  
히어라님 좋은글 보고갑니다,
컴퓨터사랑 2009.07.29 15:48  
히어로님♬~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즐거운 시간이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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