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6회.

★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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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늪



성희를 배웅하고 돌아온 혜련은 남편 박무호의 표정이 왠지 무겁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남편은 굳은 표정으로 연신 담배만 피워 물었다.
"여보, 술 드릴까요?"
혜련이 무호의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
"아니, 생각 없소."
박무호는 무겁게 말하고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혜련이 그 뒤를 따르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다시 말을 걸었다.
"여보, 제가 너무 늦게 돌아와서 화나셨어요?"
"........."
박무호가 돌아서서 아무 말 없이 혜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혜련은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박무호의 눈길을 피하고 있었다.
"여보, 왜 그래요. 무섭게?"
"내가 무섭소?"
"그렇게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얼굴이 굳어 있으니까 무서워요."
"당신 오늘 혹시 한양 유원지엘 갔었소?"
"....네?........그......건......"
혜련은 간이 뚝 떨어져 내린 것 같았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하게 해요."
혜련은 불안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무엇을 알고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세상에는 비밀이 없는 법이다. 그래서 속담에도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았던가.....자신만 입을 다물어 버리면 영원히 비밀로 묻어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일도 언젠가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부터 밝혀지곤 하는 것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 왔던가.
혜련은 초조하고 불안해 미칠 것만 같았다.
"들어가 잡시다."
박무호가 말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음 날 박무호는 사무실에서 정 대일 기사를 불렀다.
박무호의 호출을 받고 들어온 정 기사가 소파에 앉았다.
"자네 어제 얘기 다시 한 번 자세히 해 보게."
정 기사는 어제 자신이 두 눈으로 목격한 사실을 빠짐없이 박무호에게 고했다.
"흠........."
정 기사의 얘기를 모두 들은 박 무호는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찌해야 옳은 것이란 말인가......
사람을 너무도 잘 믿는 자신을 나무래 보기도 했지만 이제 이미 늦은 일이었다. 그녀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었겠지....박 무호는 그렇게 생각해 보기도 했으나 어떠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박 무호는 끝까지 정 기사가 잘 못 본 것이길 바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혜련은 박 무호를 출근시키고 나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에 앉았다.
컴퓨터는 켜지도 않고 멍하니 앉아 있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며 방안의 정적을 모두 몰아 내 버렸다.
-여보세요.
전화기 저쪽에서 들려오는 음성은 분명 강 치수였다.
혜련은 그냥 끊어 버릴까 하다가 대답을 했다.
-왜 자꾸 전화를 해?
-급한 일이 생겨서 그래.
-급한 일이 생겼건 어쨌건 나와는 이제 상관없는 일이잖아.
혜련이 다소 냉담하게 말했다.
-현국이가 많이 아파.
아들이 아프다는 소리에 혜련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일어나며 물었다.
-뭐!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궁금하면 와서 봐.
강 치수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혜련은 급하게 옷을 갈아 입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혜련은 동네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돈을 있는 대로 빌려 달라고 했다.
편의점 주인도 그녀가 박 무호 사장의 부인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돈이 있는 대로 털어서 그녀에게 건네 주며 말했다.
"무슨 일이신데 부잣집 사모님께서 돈을 다 빌리세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남편에게 갈 시간도 없고 해서 그래요. 바로 갚아 드릴 테니 누구에게도 비밀로 해 주세요."
"아이고........알았어요. 염려마세요. 그래도 내가 어제 입금을 안 시키고 돈을 가지고 있길 다행이네요."
편의점 주인 여자는 자신이 부잣집 마님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자랑스럽기나 한듯이 수다를 떨었다.
아들이 있는 집으로 달려간 혜련은 강치수에게서 답답한 소리를 또 듣게 되었다.
아들 현국은 이마가 까지고 부어 오른 채로 자리에 누어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혜련이 아들의 이마를 만지며 말하자 강 치수가 대답했다.
"어제 술 취해서 현국일 태우고 오다가 사고가 났어."
"아니, 술을 먹고 왜 운전을 해?"
"누군 하고 싶어서 했냐"
"이러다가 이제 애 죽이겠다. 상대방은 어떤데?"
"택시를 쳤는데 차도 많이 망가졌지만 택시 기사가 입원을 했어."
"택시 기사는 얼마나 다쳤는데?"
"죽지는 않았으니 내가 얼마나 다쳤는지 알아?"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삼 일 내로 합의가 안 되면 구속이래."
"그럼 어떡해? 나도 돈이 없는데."
"그럼 내가 들어가 살면 되지 뭐."
"그래, 차라리 들어가서 살아라."
혜련은 가슴이 답답해 왔다.
혜련은 편의점에서 빌린 돈을 아들에게 건네 주고 일어났다.
"기다려 봐. 내가 어떻게 해 볼게."
혜련은 강 치수의 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혜련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곰곰히 생각을 해 봤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렇다 할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더 이상 남편한테 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혜련은 편의점에서 돈 빌린 일이 떠올랐다. 그렇다. 이 동네 어딜 가든 자신이 박 무호의 부인이란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므로 후한 이자를 쳐 주겠다고 하면 누구든 돈을 있는 대로 빌려 줄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저희 남편 회사에서 이번에 특별한 프로젝트를 빌밀리에 추진하고 있는데 거기에 투자만 하면 몇 개월 안에 투자금의 세 배 이상을 벌 수 있대요. 그러니 생각있으시면 늦기 전에 빨리 투자하세요. 저희 남편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제가 부탁하는 사람 몇 명쯤은 가능할 거예요.-
혜련은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유혹했다.
혜련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그녀는 잘 나가는 회사를 경영하는 박 무호 사장의 부인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그 것을 뒷바침 해 주는 것은 그 가문에 대해서는 그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혜련은 거금 5억을 만들었고, 박 무호의 통장에 있는 돈 2억여 원까지 챙겼다.
혜련은 집으로 돌아와 뒷마무리를 하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여보, 2층에 있소?"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남편이 예상치 못할 만큼 일찍 귀가를 한 것이었다.
박 무호는 회사에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혜련과 대화도 할 겸 일찍 퇴근 했던 것이다.
".......네....에.......내려가요."
2층에서 혜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하고 있었기에 사람이 들어와도 모르고 있었소?"
바쁘게 계단을 내려오는 혜련에게 박 무호가 말했다.
".......네.......에.....글....좀 쓰느라구요. 근데 오늘 당신 웬 일로 이렇게 일찍 오셨어요?"
혜련이 박 무호의 팔짱을 끼며 태연한 척 말했다.
"당신하고 술 한 잔 하고 싶어서 일찍 들어왔소. 당신 글 쓰는데 방해가 됐나?"
"아니에요. 당신이 일찍 오시면 저야 좋죠."
혜련은 박 무호의 저고리를 받아 들고 2층으로 올라가는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정원 탁자에 앉아 술을 마신지가 한 시간 쯤 지나서였다. 갑자기 혜련의 휴대전화의 벨이 울렸다.
혜련은 움찔 놀라며 전화기 액정판을 들여다 보았다.
그 사내였다.
인터넷 동호회를 운영한다며 파렴치한 행동을 하고 사진을 촬영해서 협박을 하는 그 사내였다.
혜련은 태연한 척 했으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마구 뛰었다.
"받아요. 왜 안받고 그래?"
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는 혜련에게 박 무호가 말했다.
"......네."
-여보세요. 응 현국이구나. 그래 잘 있지? 그럼 엄마도 잘 있어. 알았어. 엄마가 내일 전화 할께.
혜련은 상대방이 뭐라하든 아들 현국이 인 것처럼 했지만 박 무호는 이미 상대방의 목소리가 어른 남자의 목소리인 것을 들었다.
박 무호는 눈치가 보통 사람들보다 몇 배는 빨랐다. 그는 그래서 친구들끼리 모이면 박 반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수사반장이란 뜻이었다.
그는 상대방의 눈빛만 봐도 그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현국이 한테서 왔네요. 녀석이 어른들 데이트하는 줄도 모르고 눈치없이......그래서 내일 제가 한다고 했어요."
".......그래요."
혜련은 이미 전화를 끊으면서 종료버튼을 길게 눌러 전화기 전원을 아예 꺼 버렸다.
박 무호는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먼저 말해 줄 때를 기다리고만 있었다.
"여보, 나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혹시 없소?"
"무슨 얘기요?"
"아무런 얘기라도......."
"네, 있어요. 당신 너무 많이 사랑한다는 거요. 그리고 당신은 내 목숨이란 거. 당신을 내가 죽는 그 날까지 사랑할 거라는 거요. 당신이 아니면 난 이제 살 수가 없어요. 알죠?"
"알아요."
"당신도 저 사랑하죠? 말해 줘요. 듣고 싶어요."
"사랑하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6
흑마 2009.06.15 23:26  
음...혜련의 진실은???그렇다면 함정???너무나 급작스러워지는 사태의 변화에 글을 보고있는저도 일순 당황해 지는군요.. 감사합니다,잘보았습니다.
하하 2009.06.15 23:42  
좀갈등이생기네요..본성이달라지지안는것인지???
행복한삶 2009.06.16 11:16  
ㅠㅠㅠ여자가 넘 하네 글읅고 잇는 내가 확 화가 나서~~~~~~~~~~~~ 다음 회가 기대됩니다 하이로님 수고 많으십니다
꽃돌 2009.06.16 17:05  
ㅠㅠㅠㅠㅠㅠ노우 정말 어찌사노 /ㅇ어쩌면 생눈을 뽑는 거짓말을????하이로님다음을 기다리겟습니다
우렁이각시 2009.06.16 21:37  
이번 부는 짧군요. 더 많은 글을 올려주세요.
korea 2009.07.16 21:13  
님의 글을 잘 보고갑니다,,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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