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1회

★창작 장편 소설★ 서리꽃 사랑 제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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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리꽃 씨앗



박무호는 회사 업무를 마치고 바이어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마시고 세단 뒷 좌석에 앉아 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모습으로 늦은 귀가를 하고 있었다.
차안의 스피커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음악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고, 운전기사 정대일은 곧은 자세로 조용히 세단을 몰고 있었다.
귀가라고 해야 그를 반겨 줄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한 정적만이 기다리고 있는 그의 넓은 저택이 전부였다.
박무호는 지긋이 눈을 감고 먼저 가버린 아내를 떠올렸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눈 뜰 때와 저녁에 퇴근할 때면 그의 아내를 떠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불쌍한 사람.........휴~'
그는 독백하듯 내뱉으며 탄식 같은 한숨을 길게 내 뿜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그녀를 사랑했다. 그는 지금도 결코 그 것이 불장난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녀도 그를 사랑했으며 그들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고 아들 성철을 낳았고 연년생으로 딸 성희를 낳았다.
그녀의 임신을 발견한 그녀의 가족들은 박무호의 집으로 쫓아와 박무호를 죽이겠다며 사정 보지 않고 두들겨 댔었다.
학교에서도 난리가 났으나 당시 지역 유지였던 박무호의 부친이 힘을 써서 무사히 두 사람이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박무호는 대학에 진학을 했지만 그녀는 모든 꿈을 접고 시부모를 모시며 애들을 길러야 하는 완전한 주부가 되고 말았다.
그래도 행복했는데, 그녀가 스물 아홉 되던해에 시골 5일 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그 일만 생각하면 박무호는 지금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 후로 박무호는 언제나 품에 그녀의 사진을 지녔고 침대맡에는 언제난 그의 사진이 함께 했다.
첫사랑
너무나도 사랑했던 첫사랑이기에 박무호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로 지금까지 그 어떤 여자도 다시 사랑할 수도 없었고, 그럴 생각 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그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주변에서 젊은 나이에 혼자 된 그에게 재혼얘기들을 않할 수 없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완강히 거절했으며 아예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펄펄 뛰었다.
-끼이익!!!
갑자기 자동차가 급정거를 하면서 박무호를 상념 속에서 흔들어 깨웠다.
"사장님, 앞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요."
정기사가 박무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떨리는 음성으로 다급하게 말했다.
정기사의 말을 듣기 전에 박무호도 이미 밖을 보고 있었으므로 상황은 파악하고 있었다.
박무호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에 여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던 것이었다.
"내려가봐!"
박무호가 말하자 정기사는 운전석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박무호도 밖으로 나갔다.
40대 초반의 여자가 옆으로 누워 있었고, 그녀의 주변엔 검붉은 피가 번져 있었다.
"여보세요!"
정기사가 여자를 흔들며 불러 보았지만 여자는 축 늘어진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서 차에 태워!"
박무호가 정기사를 거들어 그녀를 자동차로 옮겨 뒷자리에 태웠다.
"어서 병원으로 가!"
"네!"
정기사는 자동차를 오던 길로 돌려 병원 쪽으로 몰았다.
박무호는 노상 강도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 골목은 자동차가 속력을 낼 수 없기 때문에 교통사고로 보기 어려웠고 복부에서 흐르는 피는 흉기에 찔린 듯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추측을 뒷바침할 만한 이유는 또 있었다. 여자의 소지품이 없다는 거였다. 핸드백이 없었으므로.......
그러나 이상한 점도 있었다. 그녀의 복장이 외출복으로 보여지지 않았고 화장끼도 없었다.
그런 저런 추측을 하고 있는 동안 어느 새 자동차는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멈췄다.
정기사가 응급실로 뛰어 들어가더니 곧 병원 직원들과 함께 이동식 들것을 굴리며 달려 나왔다.
여자는 이내 들것에 실려 축 늘어진 채 응급실로 밀려 들어 갔다.
그녀를 따라 들어 갔던 정기사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박무호에게 다가와 말했다.
"사장님, 보호자 사인을 해달라는데요?"
"보호자?"
"네."
박무호는 그녀가 어디에 사는 누군지도 모를 뿐 아니라 그녀의 보호자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여자를 살리고 봐야 할 일이므로 안으로 들어가 여자의 보호자로서 서명을 했다.
박무호는 의식이 없는 여자를 차가운 수술실에 남겨 놓고 돌아 갈 수가 없었다.
"정기사."
"네, 사장님."
"자넨 돌아 가게. 아무래도 내가 여기 있어야 될 것 같아. 아직 저 여자의 가족들도 연락이 안됐으니 저 여자만 여기 두고 갈 수가 없어. 의식이 돌아 오면 가족들 전화 번호라도 물어서 연락이라도 해 주고 가는게 도리일 것 같아. 그러니 자넨 들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제가 사장님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다시 와서 처리 하겠습니다."
정기사는 정색을 하며 우기듯이 말했다.
"아니야, 왠지 내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서 그래."
박무호가 단호하게 말하자 정기사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대꾸했다.
"........정이......그러시다면 저도 사장님과 함께 여기에 있겠습니다."
"이 사람 고집은........좋도록 하게."
"네, 사장님."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수술실 문이 열리더니 여자가 이동식 의료 침대에 실려 나왔다. 링거 병을 매달고 밀려 나오는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내려다 보던 무호는 갑자기 왠지 모르게 죽은 아내를 떠올렸다. 여자의 모습에서 아내를 느끼고 있었다.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외모가 죽은 아내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그때, 담당 의사가 박무호를 불렀다.
"다행히 상처가 치명적이진 않습니다. 급소를 피했고 상처가 깊지 않아 간단히 봉합만 했으니 금방 회복 될 겁니다. 상처는 깊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 출혈을 너무 많이 했어요.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을 잃었을 겁니다."
"네......"
"그런데 무슨 사고였나요? 흉기에 찔린 것 같은데.......?"
의사는 박무호의 눈을 주시하며 그렇게 물었다.
"......아........네. 그러니까 저도 그건 모르겠습니다."
박무호는 그녀를 데리고 오게 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박무호의 말을 다 들은 의사가 말했다.
"그렇다면 노상강도가 틀림없으니 우선 경찰에 신고부터 하고 환자 의식이 돌아 오면 가족에게 연락하죠."
"......"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으로 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이 들이 닥쳤다.
경찰들관들 중 우두머리인 듯한 사람이 무호에게 이것 저것을 물었으나 무호는 마땅히 시원한 대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 역시도 쓰러져 있는 것 밖에는 본 것이 없으므로...
경찰관들과 무호 일행은 그녀의 병실로 들어 갔다. 여인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곱게 잠든 모습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자세히 보니 빼어난 미인이었다.
의식이 없는 그녀에게 무엇을 물어 볼 수가 없었으므로 경찰관들은 의식이 돌아오면 연락해 달라며 무호에게 명함을 건네고는 그녀가 발견 된 위치를 묻더니 이내 그 곳을 조사한다며 나갔다.
그러므로 병실에는 박무호와 정기사만이 있었으므로 마치 이제 꼼짝없는 그녀의 보호자가 되고 말았다.
박무호는 아무 말 없이 마치 아내의 병실을 지키듯 그렇게 보호자용 의자에 앉아 있었다.





★ 천연(天緣)



새벽녘에 그녀가 눈을 떴다.
그녀는 자신을 지키고 앉아 있는 박무호와 정기사를 번갈아 보다가 이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흑, 흑,흑..........
"괜찮으세요? 이제 괜찮을 거예요. 걱정 말아요."
혜련은 그제야 자신이 당한 일들과 여기가 어디라는 것을 알아 차린 모양이었다.
"근데......누구..........세요?"
혜련이 박무호를 올려다 보며 힘겹게 말했다.
"네, 어젯밤에 우리가 집엘가는 길에 아주머니가 쓰러져 계신 것을 발견하고 이리로 모셨어요. 소지품도 없고 해서 가족들에게 연락도 못취했습니다."
박무호의 다정한 말에 그녀는 더욱 흐느껴 울었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는 않아서 곧 회복 될 거 랍니다."
박무호가 여전히 혜련을 내려다 보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차라리 죽고 싶어요...흑,흑,,"
혜련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흐느끼듯이 말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곧 회복 된다고 의사가 말했어요. 어쩌다 그런 변을 당하셨어요? 쯧쯧..."
"......흑....살고 싶지 않아요...흑...흑,"
혜련은 여전히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며 말했다.
"누구나 사고는 당할 수 있어요...그래도 그만하기가 다행이예요. 참, 집 전화번호 좀 가르쳐 주세요.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셔야죠."
"흑, 흑.....전.....집......없어요. 흑, 흑......"
"........네? 무슨 말씀이세요. 가족들은 있을 것 아닙니까?"
박무호의 물음에 그녀가 힘겹게 돌아 누우며 말했다.
"저에겐 아무도 없어요. 휴.......전 혼자예요. 그리고 제 이름은 혜련이에요, 성혜련."
그녀가 탄식같은 한숨을 길게 내뿜으며 말했다.
".......네...에. 그럼 마땅히 연락하실 곳이 생각 날 때까지 저희가 우선은 돌봐 드리겠습니다."
"아니예요. 이렇게 신세를 많이 지고 절 이렇게 살려 주셨는데 어떻게 더 신세를 질 수가 있겠어요. 폐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전 괜찮으니 이제 돌아가 쉬세요. 은혜는 어디서든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혜련이 조용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그렇지만 보호자도 없는 환자를 홀로 남겨두고 어떻게 갈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저희는 괜찮으니 편하게 마음 가지시고 어서 회복하세요. 참, 아주머니 의식이 돌아오면 연락하라고 경찰이 명함을 주고 갔습니다.나쁜 놈들...어떤 놈인지 꼭 잡힐 겁니다. 제가 날이 밝으면 경찰서에 연락을 할게요."
경찰 얘기가 나오자 그녀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했다.
"경찰이 왔다 갔나요? 제가 누군지 알고 갔나요?"
혜련이 떨리는 음성으로 다급히 물었다.
"아니요, 아주머니 소지품이 하나도 없고 신분증도 없어 확인을 못했습니다.하지만 이제 경찰에 연락하면 그놈들 꼭 잡힐 겁니다."
"......저기요. 부탁이 있어요. 아무 것도 묻지 마시고 저 좀 이 곳에서 데리고 나가 주세요. 아무데라도 괜찮아요. 저 입원 안해도 돼요. 어디서 며칠만 쉬면 돼요."
"네...에? 무슨 당치도 않은 말씀을....상처가 깊지 않다고는 하지만 아직 움직여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치료를 받으셔야 빨리 회복을 하죠."
"제발 부탁이예요......저 점 도와 주세요. 죄송해요. 아무 것도 묻지 마시고 저 좀 도와 주세요."
박무호는 참으로 난감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은 틀림 없는데 묻지 말라니 더 이상 물을 수도 없고, 아무튼 무슨 피치 못할 사연이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았다.
"그래요.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신 모양인데 이러면 안되는 거지만 아주머니의 뜻이 그렇다면 돕겠습니다."
박무호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그렇게 말했다.
"사장님,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치료를 더 받으셔야 될 것 같은 데요?"
옆에서 지켜보고만 서 있던 정기사가 보다 못해 끼여 들었다.
"정기사는 가만 있게.....그래 정기사는 날이 밝으면 원무과에 가서 아주머니 댁이 지방이라서 그리로 병원을 옮긴다고 하고 수술비 계산하고 퇴원 수속을 하게."
박무호는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정기사에게 건네 주며 그렇게 말했다. 박무호의 말이 워낙 단호해서 정기사는 아무말 못하고 신용카드를 건네 받았다.


"제가 혼자 사는 집이라서 좀 지저분 하긴 하지만 편히 계실 수는 있을 겁니다. 간병인을 하나 구했어요. 그리고 낮에는 파출부 아줌마가 오니까 식사는 도와 줄겁니다."
박무호가 혜련을 침대에 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언젠가는 꼭 은혜를 갑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하십시요. 혜련 씨. 꼭 갚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고 식사도 잘 해야 합니다."
박무호가 웃으며 다정하고 부드러운 눈길을 혜련에게 주며 말했다.
박무호는 날이 밝기도 전에 정기사와 함께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다.
"전 좀 쉬어야 겠습니다. 아주머니도 한숨 푹 주무세요. 좀 있으면 정기사가 간병인을 데리고 올 겁니다."
박무호는 혜련에게 얇은 이불을 덮어주고 방을 나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몸을 맡겼다.


얼마나 잤을까........
노크 소리에 눈을 뜬 박무호는 의식적으로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오후 3시 40 분이었다.
"네."
박무호가 대답하자 밖에서 정기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니, 회사에 다녀 왔습니다."
"그래, 들어와."
정기사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 왔다.
"편히 쉬셨습니까, 사장니."
정기사, 정대일이 허리를 꺾으며 말했다.
"그래, 자넨 한숨도 못잤군, 눈을 좀 붙였어야지. 건강을 해치면 어쩌려구.....?"
"괜찮습니다. 오늘 일찍 자면 됩니다."
"그래, 회사는 별일 없지?"
"네.......근데......한여진 씨가 사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함께 왔는데요."
한여진은 박무호의 개인 비서이다.
입사한 후 지금까지 박무호의 개인 비서로 일했으며 나이는 서른 하나인데 언제부턴지 혼자 사는 박무호에게 모성본능 같은 것을 느끼다가 그 것이 사랑으로 바뀌어 박무호를 짝사랑 하고 있었다. 물론 박무호도 대충은 그녀의 마음을 눈치 챘지만 나이 차가 십년이 넘었으므로 모른체 외면해 왔었다.
"그래? 한비서가 무슨일로......알았네, 내가 곧 응접실로 나가지."
"네, 전 이만 파출부 아주머니 태우고 퇴근 하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푹 좀 자 두게. 수고 많았어."
"네, 그럼........"
정대일이 나가자 박무호는 옷을 갈아 입고 거울앞에 서서 머리를 가지런히 빗고는 응접실로 나갔다.
박무호의 출현에 한여진이 소파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사장님께서 편찮으시다고 해서 잠깐 들렀습니다."
"내가? 아, 어젯밤에 잠을 못자서.......그래, 앉지."
박무호가 앉자 박무호 앞에 여진이 조용히 앉으며 말했다.
"파출부 아주머니는 제가 가시라고 했어요. 저녁 식사를 제가 한 번 지어 드리고 싶어요. 허락해 주실 거죠, 사장니."
"그래? 미스 한이 할수 있어요? 음......이왕 할 거면 두 사람 분을 더 해야 할 거야."
"네?"
한여진은 의아해 하며 박무호의 말에 곧바로 뒤물었다.
"아, 손님이 계신데. 환자야. 그리고 그 간병인이 2층에 계셔서."
"네....정대일 씨한테 대충은 들었어요, 사장니. 알겠습니다."
박무호의 저택은 2층 양옥이었는데 1층엔 방이 없고 응접실과 주방, 그리고 서재만이 있었고 방은 4개가 모두 2층에만 있었다.
정원은 자연 친화적으로 마치 바위 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고 작은 연못에는 언제나 물고기가 자유로이 놀고 있었다. 박무호의 방은 2층 오른 쪽 맨 끝 방이었는데 ㄱ 자로 꺾인 양면이 모두 대형 유리로 되어 있어 언제나 바깥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정원은 물론이었으며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랗고 경치 좋은 저수지도 한눈에 들어왔다.
박무호는 한여진이 밥을 짓는 동안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바로 옆에 있는 성혜련의 방문을 노크했다.
똑,똑,똑,
이내 문이 열리고 간병인이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간병인은 박무호에게 목례를 하고는 옆으로 비켜섰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잘 좀 보살펴 주십시요. 그리고 소독약이라든가 뭐 필요한게 있으시면 미리 말씀해 주시면 제가 사서 보내겠습니다."
박무호가 방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박무호를 본 혜련이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좀 주무셨어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그냥 누워 계세요."
박무호가 혜련에게 말했다.
간병인은 자신이 간호사 출신이라며 종합병원 간호과장을 지낸 이력을 자랑하듯이 박무호에게 말했다.
"네, 그러시군요. 수고스럽더라도 좀 잘 보살펴 주십시요. 사례는 충분히 해 드리겠습니다."
"네, 사장님. 잘 알겠습니다. 염려 마세요. 사모님 빨리 회복 하실 수 있으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간병인은 혜련을 박무호의 아내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 밑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전 그만 내려가 보겠습니다."
박무호 말하고 혜련의 방을 나와 아랫층으로 내려와 응접실 소파에 앉자 한여진이 주방에서 달려와 박무호 앞에 다시 앉으며 말했다.
"좀 어떠세요, 사장님?"
"뭐 상처가 그리 깊지 않으니 곧 나을 거야."
한여진은 밥이 되는 동안 박무호에게 회사 업무 보고를 했다.

한여진은 2층에서 혜련과 간병인이 먹은 그릇을 가지고 내려 오며 말했다.
"사장님, 저 오늘 여기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출근 할래요."
사실 그리 자주는 아니었으나 가끔은 여진이 박무호의 집에서 자고 가는 일이 있었다. 여진 뿐이 아니라 정기사 또한 그런 일이 종종 있었으므로 박무호는 대수롭지 않게 그러라고 했다.
박무호는 지금 나이가 마흔 다섯이지만 서른 여덟에 할아버지가 된 사람이었다. 자신이 고등학교 때 성철을 낳았는데 부전 자전인지 아들 성철 역시 대학에 들어가던 해에 연애를 해서 스물 하나에 손자 준호를 낳았다. 성철은 대학을 졸업하고 박무호의 회사에서 일을 했으나 자신을 모시고 살겠다는 아들과 며느리를 박무호가 자신은 혼자 사는 것이 습관이 돼서 혼자 살아야 편하다며 반 강제로 분가 시켜 내보냈다.
딸 성희는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되어 서울에서 사무실을 열고 있었는데 주말이면 내려와 아버지 박무호와 함께 지냈다. 성격이 따뜻하고 인정이 많았다. 주말에는 애인하고 데이트도 하고 하지 아버지 괴찮게 왜 내려오냐는 박무호의 말에 엄마 일찍 보내시고 홀로 늘 그늘지게 사시는 아버지가 불쌍하다며 일주일에 이틀은 꼭 아버지 곁에 있을거니까 딸 데이트하고 시집가길 바라면 재혼하시라고 은근한 협박을 하곤 했다.
"사장님, 와인 한잔 하실래요."
여진의 말에 박무호는 상념에서 빠져나와 여진을 보았다. 여진은 이미 손에 와인 병과 잔을 들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은근한 자태로 접근해 오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는 나이가 딸보다 조금 많은 여진을 의도 적으로 피했었다.
언젠가는 은행 대출건이 잘 안 풀려 둘이 같이 술을 마셨는데, 그 때 여진은 은근히 박무호에게 그의 옆 빈자리를 채워주고 싶다며 사랑을 고백했던 적도 있었으나 박무호는 못들은 척 외면해 버렸다.
"난 와인보다는 소주나 막걸리가 좋아. 하하하."
여진이 눈을 살짝 흘겼다.
"그래, 또 분위기 없는 사람이라고 하려고 그러지? 그래도 난 소주가 좋은 걸 어쩌나."
"그럼 소주 안주 만들어 드릴까요?"
여진이 들고 있던 와인 병을 탁자에 내려 놓으면서 말했다.
"아니, 아니야. 오늘은 나도 분위기 좀 잡아 보자."
박무호는 혜련이 집에 들어 오면서 왠지 가슴 속 저 밑바닥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 또 그 만큼 죽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묘한 감정들이 내면에서 뒤엉키고 있었다.





★필연과 악연




민형사 앞에 앉은 노숙자 같은 모습에 알코올 중독자 같은 몰골의 사내는 다름아닌 성혜련의 남편 강치수였다.
사내는 형사에게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고 박박 우겨대고 있었다.
"제가 어제 분명히 술이 취해서 집에 왔는데 마누라가 쳐다보지도 않길래 두들겨 패다가 칼로 찔렀는데 뛰어 도망간 사람이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강치수는 혜련을 때리다가 분이 안풀리자 식칼을 휘둘렀다. 칼에 찔린 혜련은 필사적으로 사력을 다해 집을 뛰쳐나와 골목을 뛰다가 과다 출혈로 하늘이 노래져 길바닥에 쓰러져 박무호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혜련을 찌른 강치수는 혜련이 밖으로 달아나자 순간적으로 겁을 먹고 방에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가 찾았으나 길이 엇갈려 혜련을 발견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 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술이 깨자 겁이나 자신이 스스로 자수를 한답시고 경찰서로 온 것이었다.
자수를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경찰관들은 술주정뱅이의 넋나간 헛소리로 들을 수밖에 없었다. 강치수의 입에서 아직도 역겹게 풍겨 나오는 술 냄새는 경찰관들로 하여금 그 것을 더욱 뒷바침 해 주고 있었다.
"알았으니 우리가 조사하고 연락하겠소. 연락처나 적어 놓고 나가요. 여기가 무슨 술주정꾼들이 노는 곳인 줄 아나. 바빠 죽겠는데. 에이."
경찰관이 짜증섞인 말투로 말하고 그를 강제로 끌어내다 시피 해서 내보냈다.
경찰서에서 쫓겨 나온 강시수는 어이가 없었다.

강치수는 외모는 보잘 것 없었지만 그래도 한때는 성실한 가장이고 다정한 아이들의 아버지였다. 그가 망가진 것은 작으마한 사업이 부도가 나자 나약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술로 세월을 보냈다. 열등감은 점점 커져갔고 외모가 수려한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의첫증 말기까지 이르러 결국 하루가 멀다하고 아내 혜련을 두들겨 댔다.

혜련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시집이라고 와서 자신의 생활인 문학을 완전히 접고 죽도록 남편 뒷바라지만 했건만 이것이 끝이란 말인가. 남편의 사업이 위태로울 때 여기저기서 빌린 돈이 다 합해보니 2억이나 되었다. 그 돈은 순전히 자신이 떠안고 있었는데도 결국 부도를 냈고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까지 됐을 때 혜련은 두 아이들을 데리고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가. 날마다 몰려오는 빚쟁이들을 남편 대신 상대하면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당했던가. 빚쟁이가 몰려오면 남편이란 자가 연약한 아내와 어린 아이들이 당하고 있는데도 나몰라라 자기 자신만 살겠다고 도망을 쳤다. 그때 여기저기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혜련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들이 혜련을 사기죄로 고소했고 그 일로 혜련은 지명수배가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교도소로 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린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었다. 폐인이 된 남편에게 아이들은 이제 이미 어떻한 존재도 아니었다. 그에게 아이들을 맡겨 놨다가는 아이들까지 온전치 못할 일이었다.
딸 미혜는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데 하필이면 예능계를 들어가서 돈이 보통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아들 현국은 이제 중학교 2학년이다. 그 애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어떻게든 몸을 추스려서 자신이 벌어서 애들의 뒷바라지를 해야만 했다.
혜련은 이를 꼭 물었다.
"사모님, 아직 안 주무세요?"
혜련의 한숨소리에 간병인이 물었다.
"네, 낮에 잤더니 잠이 안오네요."
혜련은 상처는 전혀 아프지도 않았고 이상하게 배가 고팠다.
저녁을 일찍먹은 탓인지 허기를 느꼈지만 혜련은 지긋이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 여명




요즘들어 박무호는 퇴근후면 곧바로 귀가하여 혜련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왠지 그녀를 빨리 가서 봐야 마음이 놓였다. 마치 사랑하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귀가를 했다.
벌써 혜련이 사고를 당해 박무호의 집으로 와 함께 지낸 날들이 1주가 지났다. 이제 혜련은 혼자서 웬만한 것들은 다 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간병인이 오히려 부담이 되었다.
어느새 혜련도 마치 자신이 박무호의 아내인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 저녁이 되면 은근히 그가 기다려 지는 것이었다.
혜련은 이제 박무호가 출근하고 나면 낮에는 간병인과 파출부 아줌마와 하루 종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냈다.
박무호가 올 시간이 되어 혜련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오늘도 역시 박무호는 옷도 갈아 입기 전에 혜련의 방에 먼저 들렀다.
"오늘은 기분이 좀 어때요?"
박무호가 마치 아내에게 말하듯 다정하게 말했다.
"네, 이제 다 좋아졌어요. 다 좋아요. .........저......드릴 말씀이 있어요."
혜련이 박무호를 바라보며 말했으나 그녀의 표정이나 눈빛으로 보아 뭔가 가벼운 얘긴 아닌 듯해 보였다.
"네, 말씀하세요."
박무호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저어........간병인을 이제 그만 오시도록 했으면 해서요. 이제 많이 좋아졌고 또 제가 부담이 돼서 오히려 더 불편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갑아야 할지......"
혜련이 고개를 떨구고 그렇게 힘없이 말했다.
"그렇게 부담이 가요? 나한테 부담을 많이 느끼시는 모양이군요. 뭐 정 그렇시다면 편할 대로 하세요. 파출부 아줌마도 있으니까 보수를 조금 더 주고 혜련 씨를 돌봐 주라고 하면 되겠네요. 그렇게 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뻔뻔스럽죠? 알지만 제가 지금 사정이 그렇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 졌네요. 인간이 환경의 지배를 가장 많이 받는 간사한 동물이란 말이 실감나네요. 죄송해요."
"혜련 씨, 혜련씨가 그렇게 생각하는 그 자체, 제게 부담을 갖고 저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게 절 슬프고 힘들게 하는 겁니다. 그냥 편하게 친오빠 집에 왔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어요. 이 것도 인연입니다. 쓰러져 있는 혜련 씨를 제가 발견하게 된 것도 인연입니다. 하늘이 준 연, 천연일 겁니다. 있는 동안 편히 있어요."
"네, 지금은 제가 어쩔 수도 없으니 뻔뻔하더라도 사장님 신세를 지는 수밖에.........하지만 꼭 갚을게요."
"또, 자꾸 그러심 나 나갈거예요. .......이런거 좋아 하실지 모르겠군요. 오다가 제과점 앞을 지나는데 빵이 참 먹음직스러워 샀어요. 이런 거 처음 사봤어요. 하하하, 그러니 웬만하면 맛있게 드세요."
박무호가 손에 들고 있던 봉투를 혜련에게 건네며 수줍은 소년처럼 말했다.
"어머, 저 빵 정말 좋아 하는데 어떻게 아셨어요? 전 밥을 먹고 나서도 후식으로 빵을 먹을 정도로 빵을 좋아해요. 그래서 제 별명이 빵순에 에요. 고맙습니다."
박무호는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이 마치 어린애 같았다. 딸 성희가 어려렸을 때 그가 인형이나 먹을 것을 사다 한아름 안겨 주면 꼭 저랬었다.
혜련은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자신이 참으로 작아 보였다.
언제였던가, 아니 처음인 것 같았다. 누구에게 이렇게 마음을 받아 보는 것, 누군가가 자기를 생각하며 작은 것이라도 사다가 손에 건네 줬던 일 기억에 없었다. 혜련은 그 작은 사실에 눈물이 나려고 한다. 혜련은 공연히 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초라하고 서글펐다.


토요일이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정리하고 막 퇴근하려는 차에 아들 성철이 그의 방으로 들어왔다.
성철은 키가 훤출하고 인물이 출중했다.
성철이 자리에 앉지도 않고 퇴근 준비를 하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퇴근하시게요?"
"그래, 너도 오늘은 일찍 가야지 준호랑 에미 데리고 어디 가까운 교외에라도 나갔다 와라 날씨가 참 좋구나."
박무호가 성철에게 소파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시늉을 해가며 말했다.
"네, 아버지, 오늘 성희 내려오죠?"
성철이 소파에 걸터 앉으면서 말했다.
"글쎄, 오겠지. 토요일은 단 한 번도 빼지 않고 오는 녀석이니까."
"그럼 이따가 저녁은 아버지 댁에서 같이 하시죠. 어멈이랑 준호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자. 모두 모여서 식사 한끼 한 지도 참으로 오래 된 것 같구나. 그 건 그렇고 다음 주 부산 대리점에 납품할 제품은 차질 없이 잘 진행 되는 거냐?"
"네, 염려마세요. 생각보다 물량이 많기는 하지만 납품일이 목요일이니까 충분합니다."
"그래, 납품일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에 조그맣한 하자도 있어선 안된다. 그 것이 가장 중요한 거야. 기업인에겐 신용, 고객에게 신뢰 받는 것. 흔들리지 않는 양심, 이것이 가장 중요한거다."
"하하하, 아버지도 참, 그 말씀은 이제 귀에 못이 박혀서 몸에 뱄어요. 염려마세요."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네.....
-사장님, 전무님이십니다.
-어서 모셔.
박 전무는 박무호의 숙부로서 63세의 노장이지만 박무호가 가장 많이 의지하고 또한 사업의 스승이자 회사의 고문이었다.
박전무가 들어서자 박무호와 성철이 자리에서 일나섰다.
"아직 퇴근 않하셨어요, 숙부님?"
"응, 다들 앉지."
박전무는 손짓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서울 영업소 건 말인데. 크레임이 걸릴 것 같아.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힘들 것 같네."
서울 영업소에 제품하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지난 주에 받았다.
"네, 그럼 다시 회수하시죠. 하자발생한 제품을 고객에게 사용하게 해선 안되죠."
"하자가 발견 된 것은 몇 대에 지나지 않는데 전량을 반품하겠다네. 전량을 반품받게 되면 타격이 큰데...."
"타격이 아무리 크다 할지라도 우리의 잘못에서 비롯됐으니 우리가 책임을 져야죠. 전량 회수 하십시요. 숙부님. 성철이는 제품 회수 되면 철저하게 전량 재 점검 해서 출하해."
"알겠습니다. 아버지."
"참, 숙부님 생신이 월요일이신데 월요일에 모두 모이긴 어려울 테니 내일 저희 집에서 조촐하게라도 모시고 싶은데 시간이 어떠세요?"
"내일? 그래, 안그래도 자네 집에 들른 지도 오래 되고 해서 자네 숙모하고 한번 가려고 하고 있던 참인데 잘 됐네. 생일상 근사하게 차려 놓게. 하하하."
"알겠습니다. 숙부님. 자 퇴근하시죠. 성철이도 나가자."
그들은 크레임 건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힘찬 내일을 위한 퇴근을 한다.
박무호는 스케일이 컸으며 배짱이 좋고 책임감이 강한 사업가였다.
다음 회에 계속 됩니다.

이 게시물에 달린 코멘트 17
정답 2009.06.10 19:02  
잼있게 읽었습니다. 연재하실거죠?
히어로 2009.06.10 19:09  
네.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글이지만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편하게 봐 주세요.
하하 2009.06.10 19:13  
체험이잇는글이네요,,잘보앗습니다,
히어로 2009.06.10 19:15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름희 2009.06.10 20:36  
히어로님 글 잘보고 갑니다....
히어로 2009.06.10 20:44  
감사합니다.
우렁이각시 2009.06.11 09:51  
잘 보았습니다. 다음 부가 궁금해 지네요.
히어로 2009.06.11 11:25  
감사합니다.
녹색마차 2009.06.11 10:42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연속으로 올려주실거죠  부탁드립니다
히어로 2009.06.11 11:25  
감사합니다. 마지막 회까지 연재하겠습니다.
콩알사랑 2009.06.11 11:21  
재미있게 읽었어요...글쓰시느라 정말 고생하시고 열정이 대단하시네요...^^히어로님...
히어로 2009.06.11 11:26  
감사합니다. 콩알 사랑님
사랑아 2009.06.11 15:51  
히어로님께서 오시니 장편소설도 다읽어볼수잇어 넘 감사합니다....
 잘읽어보았습니다....
야생말 2009.06.11 19:42  
구미가  동하네요  점점 궁금해져요  정말  천연이라는 게 있을가요?  난 그 천연땜에 여기까지 오게 되였는데... 
 계속  연재하실거죠?  기다릴게요
온천 2009.06.12 09:30  
재미나게 기다려지는 글 기대합니다,
참 글이 좋습니다,
korea 2009.07.22 19:43  
연속극 같은 소설이지요 잘,,보고갑니다,
푸른솔잎 2010.10.23 11:49  
잘 보고 갑니다. 히어로님 긴글 인데 넘 성의가 넘치고 잼나는 글 이네요. 마지막까지 다 읽을 거에요. ㅎㅎ 넘 감사요~~~ 건강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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