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행동)
분류 :
이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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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06:27
몸짓(행동)
사랑은 뭘 같이 하는 거다.
그게 뭐든 같이 하는 ‘그것’도 좋지만
그걸 함께 하는 ‘서로’를 나누는 게 좋은 것.
그 뭔가를 같이 하는 동안연못을 도는 푸른 바람에
일렁이는 파문(波紋)처럼,
마주한 존재를 비추는 거울처럼온 몸짓, 얼굴짓, 눈빛 속에
일어났다 사라지고, 떠올랐다가 번지는
서로의 표정을주고받는 것이다
설레듯 기대하는 것이다
표정 너머 마음을,
다시 그 마음이 담겨있는 천 가지 표정을,
미술품처럼깊이 애호하는 것이다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기에
그 소중한 시간이너무 아까워서
귀한 한 톨까지 아낌없이펑펑 쓰고 싶은 마음
그 순간만큼은
사랑이 시한부(時限附)일 수는 있어도
양한부(量限附)가 될 순 없는 마음……
그렇게주어진 시간 동안
소중한 만큼 최대치를 퍼 주고픈
그런 마음으로혹여 부담스러워할까
칠 부만 주는 절제의 미학,
아니 절제의 치열한 공학이다
철부 속에 간절히, “날 기억해 주세요” 라고
십이 부를 담아 보내는 마음,
그 마음이 담긴 표정그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