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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있은일

백구와함께했던시간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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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네 집에서 그냥 눌러앉아 음식솜씨가 좋은 형수가 해주는 맛있는 저녁도 먹고 벌써 몇시간 째를 살아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이 퍽 깊어서야 내 집으로 간다고 일어서려는데 형수가 밤도 깊었는데여기서 그냥 자고가라며 형곁에 이불하나를 더 펴준다. 때 맞춰 바깥에선 내가 밖에 나서면 당장이라도 바람에 휘감아 어디론가 날려버리기라도 할 듯이 윙!~윙! 소리를 내는 세찬 바람소리가 들려오고 그 바람에 여운은 밤 깊은 창문을 부셔져라 크게 한번 두드려보고 지나간다. 그소리에 움츠러 들어 선채로 멍하니 한동안을 망설이다가 아무래도 어둡고 추운이밤에 집까지 가기 싫어지는터라 그제서야 자고가겠다고말한마디 남기고는 얼른 이불밑에 몸을 숨겨버렸다. 이윽고 방안을 희미하게 나마 밝히던 등잔불은 형수의 후~우! 하는 입김한번에 얼른 꺼져버렸고 하루의 피곤함을 달래러 아니 또다른 내일을 마주하기위해 어둠속에서 두눈감고 말없이 잠을 청해본다. 눈감고 다같이 그렇게 자리에 들긴했으나 나는 도무지 잠이안온다. 하루종일 잠만 자고 일나서인지, 밤은 소리없이 점점 깊어만 가는데 잠은 오지않고 오히려 정신이 더 말똥말똥 해지더니 별의별 잡다한 생각만 다든다. 고요한 정적만이 흐르는 집안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간간히 들려오는 숨소리와 벽에 걸려있는 낡은 벽시계의 시계추소리만 똑딱!똑딱! 소리를 낼 뿐이다.
내 곁에 누운 형은 언제 잠들었는지 아까전부터 코까지 드렁드렁 골아가며, 때론 한쪽다리를 내 배우에 무겁게 걸터놓으며 들어가도 모를정도로 쿨~쿨 잠만 잘잔다.(어헛,,,,이형참욱기셔^^....내배우엔 무겁고 길다란 다리를 올려놓고 형수배에는 작은다리 사용할때만 올려놓는가?ㅋㅋㅋ이렇게안봤는데ㅠㅠ 형...나빠욧!ㅋㅋㅋ웃자고한소린데 이상한놈으로 보지않길 ㅎㅎㅎ) 그때마다 나는 살며시 형다리를 들어 조심히 내려놓고는 형을 등지고 돌아누워 또 깊은 생각에 잠긴다. 머리속에는 하루전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라 떨쳐버릴수 없었고 온통 백구에 대한 생각뿐이였다. "백구가 살아있을까? 뒤한번 돌아보지않고 쏜살같이 숲속으로 도망간 백구가 가면 어데로 갔을까? 혹시라도 길을 못찾아 아직도 중국땅 어딘가를 방황하며 헤매고 있진 않을까? 아니 그러진 않았을거야? 분명히 백구가 다시 두만강을 다시건너 집으로 왔을거야!" 하며 혼자 질문도 해보고 답도 해보면서 엎치락 뒤치락을 수없이 반복한다. 시간은 벌써 자정넘어 새벽으로 치닫고 "에잇! 이젠 정말 자야지." 하고는 또 다시 두눈 꼭감고 잠들려 애써보지만 도저히 잠을 들수가 없다. 아마도 낼 아침 백구를 샀던 집에 가면 분명히 백구가 돌아왔을거라는 미련을 떨쳐 버릴 수없고 그러다가도 혹시나 백구가 두만강은 다시 무사히 건넜으나 집으로 돌아가던중 나쁜사람들을 만나 돌팔매질에 쓰러지진 않았을까? 하는 의심마저들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당시 북한에서는 짐승을 함부로집밖에 내놓고 기르지를 못했다. 도적이 너무나 살판을 쳐서 자고 일어나면 코베어가는 세상이였다. 식량난에 허덕이며 온갖 풀뿌리 나무껍질을 벗겨먹고 그마저도 넉넉지 않아 하루하루를 힘들게 생을 연명해가던 "고난의 행군 시기"였기에 개 같은 짐승들은 사람손에 잡히기만 하면 살아 남지를 못했다. 그만큼 질좋은 먹을거리가 어디있겠는가? 그러니 돼지, 염소, 개, 토끼, 닭...등 수많은 집짐승들은 낮에도 맘놓고 못길렀으며 더더욱 밤에는 집안에 불러들여 길러야만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힘들게 키워서 팔기라도 해야 사람의 먹고살수있는 식량이랑 옷가지등 생활필수품들을 살수있었기에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온갖 집짐승들을 도적맞히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였던지 나는 백구를 더 걱정하게 되고, 혹시라도 불미스러운일을 당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초조한 마음에 빨리 날이 밝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잠못들다가 마침내는 잠이들었고 눈을 떠보니 그렇게도 밤새도록 잠못이루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침이 밝았던 것이다.
 
 
날이 밝기 바쁘게 형과 나는 아침을 챙겨먹고 곧장 백구를 샀던집을 향해 발걸음을 다그쳤다. 백구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까지 설친 나로서는 한시바삐 백구의 행방에 대해 알고 싶었고 백구에게 혹시라도 무슨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발걸음을 다그쳤다. 형네집에서 한 삼십분정도를 걸어서 어느 산기슭자락에 위치한 집앞에 이르렀다. 집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침 마당에는 집 주인으로 보이는 건장한사내가 힘차게 도끼질을 해가며 나무를 패고 있었다. 대문에 달아놓은 작은 종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우리에 의해 땡그랑!땡그랑! 소리를 내며 울려퍼지자 그 소리를 들었는지 허리를 굽혀 도끼질을 하던 그 사람이 우리쪽을 넌지시 돌아본다. 그러고는 "어! 왔어?" 하며 이미 높이 들었던 도끼를 다시한번 나무를 향해 힘껏내리찍더니 우리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형도 다가서며 "아침부터 뭔 나무를 이렇게나 많이 패냐고?" 인사말을 그렇게 떼고는 돌아서서 뒤따르는 나를 가르키며 자기가좋아하는 동생이자 자기를 무척이나 따르는 동생이라고 그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기 바쁘게 사나이가 내앞에 척 하니 손을 내밀며 악수를 건넨다. 나도 뻘쭘해있다가 얼떨결에 손내밀며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내 손 두배가까이나되는 그 사람의 손을 잡는순간 아픔까지 느껴질정도로 사나이는 내 손을 으스러지게 꽉 잡는다. 그리고는 언제 본 사람처럼 웃어까지 보이며 잡은 손을 놓지않고 여러번 흔들어대더니 이런 동생이있었냐며 형한테 넌지시물으며 그제서야 손을 놓는다. 그러면서 한손에 웅켜쥐고있던 장갑으로 바지를 툭툭 털더니 집안으로 들어가자고 우리를 안내한다. 형은 공기도 좋은데 밖에서 담배나 한대 피우고 들어가자며 널부러져있는 나무토막하나를 찾아서는 그 위에 풀썩 앉는다. 그게 좋겠다며 그사람도 나도 나무토막을 하나씩 찾아 걸터 앉았다. 형이 다짜고짜 혹시 백구가 집에 오지않았는가고 묻자 그 사람은 아니 안왔다고 시치미를 뚝뗀다. 그러면서 "왜? 백구가 도망이라도 갔어? 하며 형에게 오히려 물어를 본다. 좀전까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던 형 답지않게 휴!~ 하고 대답대신 한숨을 내쉰다. 그런 형의 얼굴을 찬찬히 주시해보던 그사람이 그제서야 입꼬리를 씰룩씰룩 거리며 애써 태연한척하려하더니 더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통쾌하게 웃더니 "개를 잃어버려 많이 속상했지?" 하며 또다시 웃는다. 의아한 눈길로 쳐다보는 형과 나를 보며 그제서야 어제아침에 백구가 집에 왔더라며 반가운 소리를 들려준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형과 나는 약속이나 한 듯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소리날정도로 손까지 부딪쳐 본다. 백구가 꼭 살아있기만을, 그래서 북한으로 다시 오기만을 바라고 바랬던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래서였던지 우리들의기쁨은 감출래야 감출 수 가 없다. 나는 급하게 지금 백구가 어디에 있냐고 묻자 손으로 집을 가르키며 집안에 있을거라며짤막하게 대답을 한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떻게 개를 묶어놨기에 도망까지 치게 만들었냐며 고개까지 절레절레 저어가며 물어 를 본다. 계속하여 또 한번 어제 비도 안왔는데 백구가 온통 털에 물에젖고,머리부터 꼬리까지 도꼬마리(잘달라붙는 풀씨)가 수없이 붙어가지고 자기집에 왔냐며 이해가 안된다는 듯 눈을 커다랗게 뜨고 물어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에겐 기쁜 소식중에 기쁜일이 아닐수가 없다. 마음같아선당장이라도 그 집문을 왈칵 열고들어가 백구를 한시바삐 보고싶었으나 집주인이 밖에서머무는데 그럴 수도없고, 그리고 우리가 백구를 그젯밤 중국에 팔려고 두만강을 건넜다가 잃어버린사실을 그대로 말해줄수도 없다. 형은 능청스레 백구가 얼마나 힘이 좋은지 묶어논 밧줄을 끊고 도망가버렸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대답이라고 하고 있다. 체구는 우람지나 되게 순진해 보이는 주인은 그 거짓말이 사실인것처럼 고개까지 끄덕이며 믿고 있다. 두사람이 오고 가는 그럴싸한 대화를 지켜보기만 하는 나로서는 그저 우습게만 느껴진다. 한참을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나서야 우리 세사람은 백구가 있는 집안으로 들어섰다.
 
 
집안문을 벌컥 열고 집주인이 앞장서 들어가고 그 뒤를 형과 내가 따라 들어서니 부엌널마루에 널부러져있던 백구가 인기척을 느끼고 머리를 들어 우리쪽을 치켜보더니 컹!~컹! 하고 짖어댄다. 주인의 "백구야 그만해" 하고 이야기 하는데도 아랑곳하지않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하며 계속해서 짖어댄다. 마치나 "똥개 제 집에서 으르렁 거린다" 는 옛날속담을 개소리로 들려주기라도 하듯 몇번이고 눈까지 흘겨가며 제자리를 맴돌아가며 안절부절 못하며 그렇게 짖고 있다. 백구에게는 우리가 반가운 손님일 수 가 없다. 그러니 자기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중국땅에 팔아 먹을려고 했던 사실을 아무것도 모르는 자기주인에게 설명이라도 하듯 좀처럼 누그러들지않고 두 귀를 쫑긋세우고, 사나운 이빨까지 드러내 보이며 무섭게 컹!컹!컹 집떠나갈듯이 짖어댄다. 그런 백구가 맘에안들자 주인이 인상을 찌푸리며 큰 소리로 백구에게 욕까지 퍼부어대자 그제야 주인이 화난것을 눈치챘는지 억울하다는듯 끄으응! 소리한번 갸냘프게 울어보고는 다시 머리를 앞다리 사이로 틀어박는다. 그때야 비로서 나는 밝은데서 백구를 찬찬히 볼수가 있었다. 눈여겨보니 그젯밤 중국땅에서 봤던 그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떠올랐고 지금 바로 내 눈앞에 있는 백구를 보니 여간만 기쁘지 않을수가 없다. 마치나 오랫동안 헤어진 가족을 만난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그날밤 내잔등에 업혀 물속에서 몸부림치며 죽어라 짖어대던 <성은 백이요, 이름은 구였다.ㅋㅋㅋ> 그런 백구가 형에게는 사나운 이빨자국 하나 선사하고 나에게는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고 도망을 갔던.......아니 그렇게 줄행랑을 쳐서 오늘날 이렇게 북한땅에서 보게될줄이야!ㅎㅎㅎ 절로 웃음이 나왔다. 백구도 짐승이지만 나와 다를바없는 북한에서 나고 자랐으며 그곳을 고향으로 알고, 고향떠나 한시도 살아본적 없는 짐승이였음을 알수가 있다. 어찌됬건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였다. 형과 주인은 방에 올라앉아 담배한대씩 붙여물고는 아까했던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누고 있다. 나는 한동안 신발을 벗지않고 백구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다 살며시 백구 곁으로 다가서려는데 이놈이 또 한번 눈을 흘기며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나의 어딘가를 물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으르렁!으르렁!대며 범접 못하게 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백구의 모습까지 사랑스러웠고 어떻게 하나 백구랑 가까워 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듯 싶다. 잔뜩 화가난 백구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어떤 화를 불러올지 모를일이다. 그렇게 한참을 넋 놓고 바라보며 백구 근처에서 어슬렁대가 나도 신발을 벗고 방에 올라 두사람이 오고 가는 이야기를 들었다. 백구 주인은 형에게 돈은 가져왔냐고 묻는다. 그제서야 형이 주머니 안쪽에손을 넣고 부스럭대더니 두툼한 북한돈을 주인에게 건넨다. 알고 보니 형이 그때당시 북한에서 엄지개 한마리 가격보다 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으로 백구를 먼저 가져가고 오늘에야 그 값을 치른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형이 건넨돈을 주인이 커다란 손으로 어설프게 세여보더니 머리를 기웃 기웃 거린다. 형이 왜 그러냐고? 돈 액수가 맞지 않냐고? 묻자 주인은 그런건 아닌데 막상 백구를 팔자니 아깝다고한다. 며칠 있으면 곧 새끼까지 낳을건데 이왕 이렇게 된 바엔 새끼를 낳은 담에  팔면 안되겠냐고 하는 것이다. 백구가 새끼를 가졌다는 소리에 나는 조용히 누워있는 백구를 두눈 크게뜨고 바라봤다. 백구가 새끼를 가진 엄지 개 였단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로서는 다시한번 눈여겨 찬찬히 바라보게되고...그제서야 배가 다른개에 비해 범상치않게 불러있음을 알수있었고 백구가 새끼를 가진사실에 놀라움반 기쁨반이였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새끼를 날 예정이라는 개를 살살 다뤄도 모자랄 판에 배낭에 아무렇게나 쑤셔넣고 그 차가운 얼음물에 담궜다 놨다를 수없이 반복하며 들쳐메고 뛰어다녔으니 아무리 말못할 짐승이라도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를 생각해보게된다. 또다시 그젯밤 웃지못할 일들이 내 머리속에 새록새록떠오르고 그 모든 고통을 힘겹게 치룬 백구가 안쓰럽기만 했다. 나와 백구는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첫 탈북을 함께 하게됬고 그 끈질긴 인연은 앞으로 또 어떤 시련과 고통속에 시달려야하고 그 보다도 더 무서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그 때에는 미처 알수가 없었다.              "담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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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0

다운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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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갑니다.
담주에 나 담부가 나오겠죠?

딩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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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해주시면 금상첨화일텐데,,,

구름기둥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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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여쓰기가 아니라 줄바꾸기를 좀 해주세용.
계속 연달이 쓰지 말고 ...
줄을 헛갈려서 읽기 힘드니...
잘 보았어요, 백구도 님도 다 잘되었으면...

브아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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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한번씩 또 담부가 나왔는지 기대하고 들렸다갑니다.
잘보고갑니다 ~~~

미똘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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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참 잘 씁니다,,
다믈호가 궁금하네요

내가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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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닉이 궁금합니다.  사실에 기초한 내용이지만 글귀도 딱딱 들어맞고,, ,,, ,눈맛이 있네요,, ,,

얌전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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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뒷장면 넘 궁금해요
근데 백구가 임산됬는데 얼마나 춥고힘들었을까.?ㅠㅠ
주인이 미리 좀 알려주지 암튼 담편 기다릴께요~

정열의화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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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기도 하고 구수한 글솜씨에 읽을 재미가 납니다.
개와 함께 시작한 탈북스토리가 너무도 실감이 나는군요.
다음 호를 기다릴게요^*^~~~~~~~~~~~

새벽별1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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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실화같은 지나온 이야기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다음호를 기다리게되네요 ~~~~~~~~~~~~

능금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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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속 5부까지  읽고나니  눈이아물거려  ..... 넘 재밋게 읽었습니다
  글을 참 실감나게 잘 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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