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옛글과 동물원
작성자 비공개 ㆍ추천: 1  ㆍ조회: 498
작성일 2018-11-09 (금) 17:11
옛책 "말조심을 가르친 선비"에서

맹사성 대감이 허름한 옷차림으로 고향에 다녀오다 소나기를 만나 주막집에 들어갔다.

앉을 자리를 찾던 맹사성의 눈에 젊은 선비가 자기가 데려온 일꾼들과 마루에 죽 걸터앉아 자리가 없었다.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도 않고 한 술 더 떠 ‘공’으로 묻고 ‘당’으로 대답하는 놀이를 하자는 젊은이에게 맹사성은 흔쾌히 먼저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 길인공?” 하는 맹사성의 물음에 젊은이는
“서울로 가는 길이당.”
“무엇하러 가는 공?”
“ 과거 보러 간당.”
“글공부는 많이 했는공?”
“노인이 뭘 안다고 그러는당.”
“내가 좀 봐 줄공?”
“남을 놀리는 것은 옳지 않당!” 하며 젊은이는 맹사성을 노려보며 씩씩거렸지만 맹사성은 그저 웃기만 했다.
이 이야기의 최절정은 과거에 급제한 젊은이가 궁궐에서 맹사성을 만나는 장면이다.
새로 관리가 된 사람에게 맹사성은 눈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 높은 사람이었다.
젊은 선비를 발견한 맹사성은
“어떻게 된 일인공?”하자
젊은 선비는 바닥에 엎드리며
“죽어 마땅합니당!”
하는 것을 보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주막에서의 일을 이야기해 주자 모두 크게 웃었다는 이야기다.

그 뒤에 맹사성은 젊은 선비를 나무라지 않고 훌륭한 관리가 되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젊은이의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격을 너그럽게 품어 주었던 맹사성의 인품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맹사성은 벼슬이 낮은 사람이 찾아와도 반드시 공복(公服)을 갖추고 대문밖에 나아가 맞아들여 윗자리에 앉히고 돌아갈 때도 역시 공손하게 배웅하여 손님이 말을 탄 뒤에야 안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조금만 지위가 높아도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하인 부리듯하고,마음에 안들면 사람을자르고 낙하산태우는 요즘 사람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맹사성이 고향인 온양에 왔다 올라간다는 정보를 듣고 진위현감이 잘 보이려고 길을 닦고 아전들에게 길목을 지키게 했다.

그런데 진위현감과 양성현감이 목이 빠지도록 기다려도 맹정승이 나타나지 않자, 기다리다 포기한 두 현감은 술이 거나하게 취했다. 그 때 소 울음소리가 들리고 웬 노인이 소를 타고 지나가자 술에 취한 진위현감이 “네 이놈! 무엄하게도 거만하게 성주 앞을 그대로 지나치다니, 썩 내려서 용서를 빌지 못할까?” 하고 호통을 쳤으나 노인은 귀머거리처럼 못 들은 체 지나치려 했다. 화가 난 현감은 끌어내리라고 소리쳤다. 포졸이 물었다.
도대체 너는 어디 사는 누구인가? 귀머거리인가?하자
“그렇게 궁금한가? 늙은이에게 무슨 이름이 있겠는가만 너희들이 정 알고 싶다니 대답해 주마. 성주에게 가서 온양에 사는 맹고불이가 제 소 제가 타고 가는 길이라고 여쭈어라. 아무리 성주라 할지라고 백성이 길을 가는 것까지는 막을 수는 없다고 일러라.” 말을 마친 맹사성은 여전히 소등에 앉은 채 태연자약하게 길을 재촉했다. 뒤늦게 맹 정승임을 알아 본 두 현감의 낯빛이 흑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높은 사람에게 잘 보여 출세하려다가 오히려 목이 달아날 뻔했다. 맹사성의 인품이 아니었다면 두 현감은 큰 곤욕을 치렀을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 빗대어 다른이의 인생관을 폄하하는것, 이것또한 어쩌면 인간의 욕심에 찬 갑질이지만 나부터 알면서도 감정에 치우쳐 고치기가 쉽지않은 일이다.


동물도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견디어 내지만 지나친 인간의 욕심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릴때도 있다.
예전 내가살던 동네의 산골짜기엔 자그마한 동물원이 있었다.

그때엔 호랑이,사자,곰,승냥이,여우, 원숭이, 토끼,고슴도치,다람쥐를 비롯한 육지의 동물들과 독수리,매,까마귀,,공작새 를 비롯한 한반도의 동물들과 외국에서만 나오는 희귀종의 동물들도 있었다.

자연에서,자신들이 있어야할 자리에 있어야할 동물들이 동물원이라는 감옥에 살고 있는것도 어쩌면 인간의 호기심에 의한 갑질에 사육당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던 그짐승들은 잘견디어 산속의 동물원에서 죽지않고 건강하게 잘지냈던것 같다.

어느날 그곳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현지지도를 오시어 이곳은 산세가 험하고 사람들이 오기가 불편하니 유원지가 건설된 바다옆으로 동물원을 옮기면 좋겠습니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말씀이 계시고 몇개월후 동물원은 아름다운 바다가있는 공원으로 이사하였고 수령님의 말씀대로 예전보다 곱절로 커진 동물원엔 곱절로 많은 동물들이 들어왔고 더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을 찾았다.

그렇게 5년이 지나 어느날부터 사자 호랑이를 비롯한 육식성 동물들이 사육사들이 가져다준 먹이를 안먹고 버티다가 병들어 전부 죽어버려 동물원엔 원숭이외 작은 동물 몇종류를 남겨놓곤 전부 죽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때 사육사중 누군가는 이런말을 하였다.

바다옆의 동물원은 짐승이 살기엔 알맞은 환경이 아니였고 그옆엔 철길이 있어 수많은 기차들이 지나가고 올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동물들이 병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들어 죽었다고 했다.

병이없음에도 병에들었다, 이말을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것같다.

하물며 다양한 감정과 자존감,하나의 인격체로 살아가는 인간이 죽을죄도 아닌죄에 죽음을 강요받거나 그죽음을 목격했다면 그 권위의 갑질에 당한 그 모멸감, 수치심은 평생을 괴롭힐수도 있는것이다.

작거나 큰지위를 이용해 약자를 괴롭히고 못살게 하는 소인배도 있는가 하면 이웃과 동료 직원을 자기 가족같이 아끼고 돌보아주는 좋은 이웃 좋은 상사도 많다.

상하관계,갑과 을의 관계를 떠나 같은 시대에 태어난 같은 사람으로서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하고 배려한다면 조금은 좋은 세상이 될수도 있을것이다.

갑질 문제로 마음 아픈 요즘 ‘을이 존중 받아야 갑도 존중받습니다.’ 라고 했던 어디서 보았던 이문구가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누군가의 관심과 지지를 의식한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정승이면서도 일반 백성보다 더 검소하게 살고 백성을 자기 가족처럼 아끼고 보살폈던 맹사성 대감 같은 인물이 그립다.

맹사성 대감이 얼마나 너그러웠으면 ‘너그럽고 후하기는 맹정승일세.’하는 말이 생겨났을까?
글을 못읽었던 그시대 백성들도 맹사성을 한결같이 칭송했다고 한다.
   
이름아이콘 波浪
2018-11-09 21:2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들어 생각이 많이 들어요...ㅜ.ㅜ
   
이름아이콘 늑디
2018-11-22 09:41
좋은 글입니다,감사 합니다
   
♡    님의 한마디 아름다운 댓글이  작성자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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