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두만강 7
작성자 비공개 ㆍ추천: 1  ㆍ조회: 1776
작성일 2017-07-07 (금) 20:15
쌀쌀한 북방의 꽃샘추위는 악취가 진동하는 돼지우리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보안원들의 직업적 성실성을 느슨하게 해준 것 같았다. 새벽 1시가 좀 넘자 몸이 얼어버린 나는 브로커의 안내를 받으며 두만강 제방뚝으로 조용히 움직였다. 쟁반 같은 달이 내 얼굴을 들여다 본다. 브로커는 오늘이 도강하기에 알맞는 날이라고 한다. 왜냐면 4월 25일은 군인들의 명절이고 오늘만큼은 술 몇 잔씩 마셨기에 검문이나 경비에 소흘할 수 있다는 거다. 또한 이처럼 밝은 달밤에 감히 강을 건너려는 “미친놈“은 없다. 더구나 우리가 건널 강은 폭이 100M 남짓한데다 웬만한 어른 키만큼 깊고 물살도 빠르고 강바닥이 미끄러워 누구도 여기로 도강하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더 의심 가는 논리는 먹물처럼 캄캄할 때보다 밝은 달이 떠 있을 때 비교적 멀리서 움직이는 사람을 감지 못한다는 말이다.

"후회하지 않겠어?" 브로커가 물었다.

후회란 것이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당최 알 수 없었다. 내가 오늘 저 강을 건너지 않는다면 건넜을 때보다 더 좋은 일이 생길까? 건너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아는가? 나는 "후회"라는 단어의 공허함이 우스웠다. 여기 남아 있어도, 그곳으로 건너가도 어차피 미래는 불확실하다. 나는 동시에 두 장소에 있을 수 없다. 내일 낮 12시쯤 동시에 조선과 중국에서 어떤 장소, 사람을 만날지 알 수 없다. 비교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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