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진 것에 감사하기 (추석에 부쳐~~)
작성자 홍익인간 ㆍ추천: 1  ㆍ조회: 518
작성일 2019-09-09 (월) 05:30 IP: 182.xxx.115


며칠전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놀러왔습니다. 나이는 동갑, 그녀의 고향은 저기 경상남도 통영입니다.그도 결혼과 동시에 고향을 떠났고, 나 또한 고향이 아닌곳이기에 서로의 공감대가 조금은 형성되었나 봅니다. 이리 저리 시간에 쫓겨서 자주는 못보지만 가끔 서로 커피 한잔 마시며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고받곤 합니다.

그런데 새터민(북향민)이라면 누구나 한두번쯤은 받아보았을법한 질문을 그녀가 조심스럽게 나에게 물어왔습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넌 어떡할래?..."

역시 북과 남 공통의 주제는 빼놓을수가 없는가 봅니다. 한참을 묵묵히 생각하다가 내가 역으로 다시 그녀에게 되물었지요.

"너는 어떡할껀데?..."

나는 당연히 그녀에게서 나도 한목숨 바쳐 나라를 지킬꺼다라는 이야기가 나올줄 알았거든요. 그러나 그녀의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펄쩍펄쩍 뛰면서 내가 지킬게 뭐가 있어서, 꼴랑 이십평대 이집 그까짓거 얼마 한다고, 시댁 부동산 몇푼 하지도 않는다면서, 삼*이나 L*같은 재벌들이 지켜야 한다고, 잃을게 많은 넘들이 지켜야 하는거 아니냐고 그러더군요.

내가 보건대 분명히 나보다는 가진것이나 누리는 것이 훨~~씬 많은데도 그녀는 조금도 만족함을 모르는듯 하였습니다.

흠~~~ 그렇단 말이지...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니가 누리고 있는 것들, 지켜야 할 것들을 또박또박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니가 버튼만 누르면 되는 밥도 하기 싫다고 짜장면? 짬뽕 하면서 중국집 메뉴를 뒤적일때 북에서는 한줌 옥수수죽을 끓여서 식구들 먹이겠다고 십여리 넘는 곳에서 삭정이를 주어서 이고 와야 한다고,

니가 마트에 장보러 가서 이건 수입산이니, 이건 유기농이 아니니 하면서 타박할 때 북에서라면 중국산 돌섞인 옥수수가루로나마 죽을 쑤어서 또 한끼를 때울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한다고,

니가 쥐꼬리만한 월급을 가져온다고 허구헌날 구박하는 남편은 북에서라면 "충성의 외화벌이"에 내몰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송이보다 사람이 더 많은 심산속을 헤매이다가 절벽근처에 보이는 송이 한뿌리를 캐겠다고 올라가던중 발을 헛디뎌 떨어져 허리가 부러지고 반병신이 되어도 억울하다는 말 한마디 못해야 한다고,

니가 매니큐어 바르고 요가를 할까? 벨리댄스를 할까? 하고 고민하는 시간에 북에서라면 산나물 한줌이라도 더 뜯느라고 니 손은 파랗게 풀물이 들꺼라고, 니가 툭하면 친정부모님 보고 싶다고 한달에 한두번씩 어김없이 달려가는 친정도 북에서라면 번번히 허락을 받고서야 겨우 일년에 한 번 정도 갈수 있다고,

저녘마다 MBC니,SBS니, KBS니서로 다른 드라마 보겠다고 싱갱이하는것도 그림속의 떡일뿐이라고, 그나마 하나뿐인 채널도 보는 도중 툭하면 나가는 전기때문에 정말 tv는 바보상자일 뿐이라고,

주말이면 삼겹살을 먹으러 갈까, 샤브샤브먹을까하면서 행복하게 메뉴를 고민하는 니가 북에서라면 송기떡(소나무껍질떡)을 먹은 자식들 뒤가 막혀서 못볼 때 저가락으로 파내주면서 피눈물을 흘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더우기는 너와 내가 오늘처럼 이렇게 커피 한잔 마시면서 우리들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털어놓고 주고 받고 할수 있는 현실이 얼마나 귀중한것인지, 분명하게는 잘 나가는 친구나 지인들과 사사건건이 비교하면서 불만과 한탄으로 자신의 젊은 날들을 흘러 보내기에는 살아 숨쉰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건지에 대해서, 니가 누리고 있고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말해주었습니다.

나는 니보다는 지킬 것도, 누릴 것도 적지만 내가 새로이 행복을 찾아가는 이 땅을 위해서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말입니다.

친구는 제 이야기가 조금은 와닿았나 봅니다. 새삼스럽게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하더군요. 언제는 해준게 없다면서 툴툴대더니 ㅎㅎ 북에서 태어나게 해주지 않은것만으로도 무지하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그래 니말이 맞아. 그러니까 뭘 해주지 않는다고 투정부리지 말고 부모님께 감사하고 효도 많이 해야 해."

친구는 살짝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러겠노라 하더군요. 신문을 보니까 군복무를 몇개월 또 줄인다고 하더군요. 솔찍히 조금은 염려스럽습니다.

안보의식, 이것이 어찌 군인들에게만 한한 일일런지요. 이 땅에 몸 담고 살아가는 사천구백만 우리 국민들이 모두다 누리고 있는것에 대한 감사함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생각들을 한두번쯤은 해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습니다.





- 2009년 11월 30일 -

   
이름아이콘 놉쇠
2019-09-09 06:09
IP:119.xxx.185
실제  전쟁  나면  큰일나요!  지킬가  말가  마음먹기전에  초토화됨 !  역사교육에  북한이란  나라가  왜  우리의  주적인지  왜  한반도가  핵공포에 시달리는지 그리고 북한백성들은  왜 봉기를  못하고  1990년대에  머물러  있는지  계속  가르쳐야  할듯.   그래서  한국의 주적은  북한의  김씨왕조이며  주적의  나라  북한백성들은  대한민국이  품어야할 우리민족이라는  교육을  해야  뚜렷한  안보관과 더불어  우리가 구렇게  염원하는  통일도  조금이나마  가능성이  생기지  않을까요
홍익인간 그러니까요.... 우리의 피맺힌 과거를 우리의 아이들이 겪게 할수는 없지요.... 아무리 정의로운 전쟁도 추악한 평화보다 낫다는 말도 있자나요... 두번다시 이 땅에 불구름이 밀려오는 일은 있을수도, 있어서도 안됩니다.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이 아무죄없이 양친잃고 천애고아로 떠돌며 비참하게 삶을 살아가는 끔찍한 비극은 이미 우리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전쟁은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두번다시 외세에 의해... 조상 대대로 살아온 우리의 땅에서... 피를 나눈 민족끼리 죽일내기 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저부터 용납할수 없어요... 오로지 우리는 평화, 자나깨나 평화를 지향해야 하며 그러한 평화로운 한반도를 우리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책임입니다.
2019-09-09 07:37
182.xxx.115
놉쇠 저도 사명감이 긴편인데 홍익님은 길고 완벽 투철하신듯요! 평화는 구걸로 안온다는것은 김일성이 눈치까고 병진로선 해서 북한이 가늘고 길게 가는듯요 북한이 평화로운지는 모르겠지만 백성들이 편안치 못한것은 전세계가 다알지않을가요? 그리고 전쟁과 평화 읽어봤는데 어릴때 읽어서 구런가 ㅠㅠ 왜전쟁이 낫고 언제 평화가 왔는지 구걸 모루겠더라고요. 단지 책에서 읽었던 흘레브(러샤식빵)에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에 우유나 커피가 그렇게 먹고싶었다능.ㅠㅠ 암튼 구시절 노래 우리의 총대우에 우리의 총대우에 평화가 평화가 있다!! . 선견지명같아요 2019-09-09 07:55
119.xxx.185
홍익인간 자력갱생 간고분투... 우리의 힘으로 평화를 지켜야죠... 이젠 대한민국도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지킬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9-09-09 09:10
39.xxx.89
놉쇠 헐!! 자력갱생 간고분투. 그소리 25년간 들으며 자랐는데 ㅠ나도 요즘 글에 쓰는데 세뇌당한 그때의 말들이 아직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농담삼아 말해도 진짜 누가 나한테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정신으로 허리띠 조르고 강성대국 건설하자 하면 손절하겠음. ㅎㅎ우리끼리야 농담삼아 옛날일 웃으며 말할수 닜지만요 ^^ 2019-09-09 09:17
119.xxx.185
홍익인간 놉쇠님 평화든 뭐든 그저 얻어지는건 아무것도 없지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인 우리들이 힘들더라도 악착같이 노력하자는 뜻을 비유적으로 올려보았어요... 물론 우리가 스스로의 국방력을 가지고나서 주장하는 평화라야만 실질적인 평화일꺼구요... 잘 아시죠?ㅎㅎ 2019-09-09 12:44
39.xxx.89
놉쇠 네 그럼요^!! 홍익님! 2019-09-09 13:28
182.xxx.1
   
이름아이콘 브론테
2019-09-09 09:26
IP:211.xxx.243
감사!!!!!!!!!!!!!!!!!!!!!!!!!!!!
좋은 뜻입니다.
홍익인간님 글에서 또 배우고 갑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 다면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을 지켜야죠.
홍익인간 당연하죠...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겠습니까?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거든요.^^ 화이팅입니다.^^ 2019-09-09 12:45
39.xxx.89
   
♡   님의 한마디 아름다운 댓글이  홍익인간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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