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지인께 드렸던 메일 1
작성자 홍익인간 ㆍ추천: 1  ㆍ조회: 1001
작성일 2018-03-19 (월) 07:44 IP: 221.xxx.103


안녕하셔요? **일보*** 차장님

이렇게 뜬금없이 메일 올리는 제가 누구인지 짐작하시려나 모르겠습니다.

어제 나름 차장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반가웠던 탈북대학생중 1인입니다.

제가 좀 날카로운? 질문들을 드렸지만 차장님께서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으신
노련한 인생선배다웁게 침착하게 말씀하여주셔서 고마웠습니다.

더더구나 차장님의 아버님 고향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우리랑 같은 곳(함경북도 **군,
과거 아버님이 고향에 계셨을 당시에는 아마 **이라고 했을것입니다.** 이라는 말
자체가 뜨거운 물 이라는 즉 온천을 뜻하는 여진족 말이라 하더군요...)이라서
두배로 반가웠던 것을 혹 차장님은 아셨을라나요?


처음 뵙는 남한태생분께서 말씀하시는 **온천이니, **진이니 **봉이니 이러한 단어들을
듣는 순간 벌써 우리들의 마음은 빛의 속도로 날아가 꿈에서조차 잊은적 없는 그립고
그리운 고향의 하늘가를 하염없이 맴돌고 있었는줄 차마 모르셨겠지요?


초가을이면 벌써 하얗게 눈이 내리는 해발고가 무려 2540m인 **봉,
우리나라 2번째로 높은 봉우리라죠.
백두산 장군봉 다음으로 함경산맥의 주봉으로써 우뚝 서있는 장엄한 **봉의
웅장한 모습을 이미 마음속 깊은 곳에서 떠올리고 있었는줄 미처 다 모르셨겠지요.


또한 놀며 놀며 걸어가도 한시간 반이면 가닿던 푸른 동해바다,
아득한 수평선 너머로 아침마다 힘차게 불끈 솟아오르던 붉은 태양이며
끝모르게 펼쳐진 백사장 모래불에 점점이 수를 놓은듯 붉게 붉게 피어나
반기던 빠알간 해당화꽃들과 밀려왔다 밀려가며 끊임없이 출렁이던 하이얀 파도들이며,
도래굽이 바위에 달라붙은 참미역을 뜯어먹으며 즐겁게 놀았던 유년시절 추억들까지
짧은 시간속에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까지 했었습니다.


다시 한번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무한생존경쟁의 치열한 현장속에서 살아남느라, 정착하느라 정신없어서
시 잊고 살았었거든요.
오늘 이처럼 귀한 만남을 통해 비록 기억속으로나마 고향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들을 달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차장님의 고향은 당연히 여기 삼팔선 이남이시겠지요.
추석이나 구정 등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될때마다 고속도로에서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열몇시간씩 걸려서 가야 하는 고향이셨겠지만 명절때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그러한 곤욕조차도 우리들에겐 더없이 부럽기만 했더랍니다.

걸어서라도, 걸어서라도갈수만 있다면...얼마나 좋을런지요?

고향, 과연 고향은 사람들에게 있어 어떠한 존재일까요?

비록 우리들의 작은 배조차 채워줄 수 없었기에 피눈물을 뿌리면서 떠날수 밖에 없었던
고향이지만 오늘날, 두번 다시 돌아갈 날조차 기약할수 없는 오늘날 이다지도
가슴저미도록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고향이란 과연 무엇인지...

철없을적에는 그토록 싫고 떠나고싶었던 고향이였는데, 한해 두해 세월이 흐르면서
생각해보니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나이와 정비례하는가 봅니다.^^;;

비록 차장님은 단 한번도 가본적 없는 곳이겠지만 그렇게 속속들이 지명을 알고
계신걸 보니 아버님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쳤을지..잠시 짐작해 보았답니다.

멀리 북녘하늘가 두고 온 고향을 마음속에 고이 담고서 평생토록 그리워하셨을
차장님의 연로하신 아버님께서 고향땅을 밟으실 그날이 어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남과 북의 국민들 모두 철지난 이데올로기로 반목과 질시만을 행할 것이
아니라 진실을 볼줄 아는 마음의 눈을 떠서 서로를 이해하고 힘과 힘을 모두어
열심히 노력해나가야 겠지요?

통일만큼은 어느 특정한 기관이나 단체, 몇몇 정치인들이 이루어가는게
절대로 아닐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들부터, 오천만의 국민이 N분의 1로 나누어 감당하려는 마음의 자세를
갖출때만이 비로소 통일한국으로 가는 출발선이 시작될것이라 생각하군 한답니다.


어제의 뜻깊은 만남을 통하여 보다 바람직한 내일을 만들어가는 길에 미약한
힘이나마 서로 보탤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차장님께서 지금껏 살아오시면서 겪으신 천금같이 소중한
생경험과 삶의 지혜들을 겸허히 배우고 싶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드리고 싶은 말은 제법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겠습니다.
***차장님의 귀한 몸 건강하심과 가족분들 모두의 평안과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며 안녕히 계십시요.


동국대@@학과 @@@올림


P S : 차장님께 힘내시라고 제가 좋아하는 글 올립니다.


-이 도시가 아무리 각박하고 험할지라도 나는 두렵지 않다.
언제라도 지친 내가 돌아보면 날 받아 줄 고향이 있기 때문이다.-


동의하시는지요?

우린 지치고 힘들어서 쓰러지고 싶을 때 돌아보고 싶은 곳조차 없어서인지...
그래서 가끔은 마음 한구석이 빈 둥지처럼 쓸쓸할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쳐 문득 뒤돌아보았을때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는것인지... 우리는 사무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바라볼 때 차장님은 아마 행운아신것 같습니다.^^

- 2011년 5월 -

(이 본문의 주인공이셨던 ***차장님의 아버님은 94세를 일기로 올해 봄 끝내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는 가보지 못하신채 하늘나라로 홀연히 떠나셨습니다.
생전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 한번이라도 가볼수 있기를 소원하셨는데...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것 같습니다.)
   
이름아이콘 상생공영
2018-04-04 15:09
IP:59.xxx.243
멋지고 똑부러지는 삶을 사시는 홍익님
항상 응원드려요^^
홍익인간 별 말씀을요. 상생공영님도 똑 부러지는 삶을 살아가고 계시잖아요... 우리 함께 쓰러지지 말고 끝까지 살아남아서 최후에 웃는 사람들이 되도록 해요.^^ 화이팅입니다.^^ 2018-04-11 08:52
220.xxx.71
   
이름아이콘 천사님
2018-05-22 13:40
IP:117.xxx.237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산전.수전.공중전...고향이 감회롭네요
더큰복을 받길 바래요
홍익인간 흐흐흐흐... 누가 보았으면 제가 특전사출신인줄 알겠습니다요. 어쩌다보니 산전수전공중전... 곧 우주전까지 겪게 될것 같다능 ㅎㅎㅎㅎ 우리 웃으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십시다.^^ 2018-05-31 08:10
221.xxx.35
   
이름아이콘 두수한
2018-07-10 09:06
IP:81.xxx.152
하하하
특전사?
홍익인간 ㅎㅎㅎㅎ특전사까지는 아니고.... 살아남으려 하다보니 산전, 수전, 공중전, 곧 우주전까지 치르어야 한다는 ㅎㅎ 나름의 비유예요.^^ 2018-07-16 05:43
220.xxx.45
   
♡    님의 한마디 아름다운 댓글이  홍익인간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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