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산너머 산, 그 끝은 어데일까?
작성자 홍익인간 ㆍ추천: 0  ㆍ조회: 937
작성일 2018-03-15 (목) 07:47 IP: 221.xxx.13

산너머 산, 그 끝은 어데일까?

며칠전 한 교사의 상식밖의 행동으로 인하여 상처받은 한 새터민학부모가 올린 글을 보았습니다.
맘이 참으로 아프더군요...


그리고...
제 친구가 겪은 그와 유사한 일이 생각나 적어봅니다.


이 친구가 한국에 입국한지는 어언 4년차가 되어갑니다.
그사이 못해본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중국어실력이 원어책을 술술 보는정도인지라 대교 라고 나름대로 이름있는

학습지 방문교사를 하기도 했었구요...

그런데 몇달 하다가 보니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기가 막힌 일들이 많았나 보더라구요...


자기 윗선에 뭐 팀장도 있고 대리도 있고, 하여튼 이러저러한 감투들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작에 실력은 자기보다도 훨~~~씬 못하지만...

(친구가 한자 물어보러 가면 버벅버벅~~대기만 하고...)
단 하나 대학교졸업장이 있어가지고 그게 그렇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더라 이겁니다.


솔찍한 말루 제 친구야 중국에서 중국말을 모르면 북한에 끌려가야 하니까

죽기살기로 배웠던 터이라 한족 뺨치는 실력이였지만...

단 하나 대학교 졸업장이 없는것이 걸림돌이 되어서
월급부터 시작해서 가지 가지 차별이 그렇게 심하더랩니다.


석달 가까이 한달에 단돈 이십만원을 받고 다녔으니...

근데 문제는 그렇게라도 다니면서 경력을 쌓으면
나중엔 인정이 되지 않을까 하고 순진하게 생각했었는데

몇달 지내다보니 결코아니더라는거죠...


하여튼... 친구는 밤을 새워가며 무진장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한국에서 살아남을려면 대학졸업장은 필수라는 결론에 다달아 비록 삼십대 초입에

들어서는 나이이지만 대학교진학을 결심했답니다.


그래서...

사는 곳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님께 찾아가 대학진학에 대한 상담을 받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라는 분이 하시는 말씀이 가관도 아니였더라는거죠...


무슨 일로 왔느냐고 하길래 친구가 새터민(탈북자)인데 대학진학상담을

좀 받으러 왔다고 했답니다.


그러니까... 안경너머로 사람을 올리보고. 내리보고.

참...꼭 그런거 있잖습니까?


은근히 행동으로 주눅들게 하더라지요...


나이가 얼마냐고 묻길래 삼십대초반입니다. 이렇게 솔찍히 대답했답니다.

그랬더니 이때다 싶었는지 다다다다다....

우리가 여태까지도 귀따갑게 들었고. 듣구있고. 앞으로 언제까지도 더

들어야 할지도 모를 세금운운...하더라지요...


그 아까운 세금 어디로 줄줄 새구있는데...

TV만 켜면 나오는 자칭 사회지도층들의 억소리나는 비리. 착복. 횡령...


하여튼...

인천시 모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님께서는 어깨 잔뜩 올리시고 기고만장하셔서 왈

"당신들(새터민들)이 우리들이 내는 세금으로 살아가는 주제에,

이제는 공부까지 하겠다고 한다면서 아주 주제파악을 하라는 식으로

그렇게 거품을 물고 쌩열을 올리시더라네요.^^;;


거기서 내가 못다한 배움의 열망을 이루겠다는게 이렇게 야단 내지는

질책을 들어야 하는 일인지..
친구가 한참을 멍하니 듣고 있다보니 본인도 어이없었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제가 한 마디만 물어도 되겠냐고 했대요...


물어보라고 그러길래 친구가 그럼 내가 대학에 안가면 당신들이 내는 세금 돌려받냐고?

조용히 물어보았답니다...


열변을 토하던 그 사회복지담당공무원님이 한풀 꺽인 목소리로 그건 아니라고 하더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친구는 낮으나 강하게 한 펀치 날렸나봅니다.


"당신들이 내는 세금으로 산다는 것 나도 잘 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당신들보다 세금 더 많이 내는 사람이 되고싶어서
대학에 가려고 하는거다. "라구요...


친구의 낮으나 강한 한마디에...

동사무소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님은 얼굴이 빨개진채로 아무 말도 못하면서
대학입학에 필요한 수속을 밟아주더라지요...


참... 진학결심을 내리기까지 밤잠도 설쳐가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느라 꼴이

말도 아니였을 친구에게 어려운 결심 하였다고 격려는 못해줄망정 굳이 세금 운운....

하고싶으셨는지...


작년에 사랑하는 아빠가 돌아가신 소식을 인편에 전해듣고 전화기너머로 꺼이 꺼이 울면서
아버지 임종도 못 지켜드린 불효를 탓하며 목이 쉬도록 울던 내 친구...


일하던 회사사장이 석달째 밀린 월급을 떼어먹고 도망가자 어쩌면 좋느냐면서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쉬던 내 친구...


그러나...
이러한 힘든 고비들을 씩씩하게 이겨내면서 한 발자욱. 또 한 발자욱 한국사회에
적응하느라 뛰고 또 뛰는 그녀가 전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언젠가 웃으며 이 모든걸 추억할 그녀가 있어서 전 한결 마음이 푸근합니다.

친구야. 열심히 배우고 배워서 원하는 꿈을 꼭 펼치길 바래!!!


그리고...

아쉬운 부분은 사회의 일반인들이 세금 운운 하면서 우리(새터민/탈북자)에게

하는 이런 저런 마음아픈 소리들은 (하도 들어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도 면역이 되었나 봅니다. 웃어야 되는건지, 울어야 되는건지...

슬프네요. ㅎㅎㅎㅎ(그래도 웃어야겠지요? 내가 웃어도웃는게 아닌데 ㅎㅎ)


그러나...
일선에서 새터민(탈북자)들의 사회정착의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도움, 조언, 지원을 주셔야 하는 공적인 신분에 계시는 분들만큼은
되는대로 툭툭, 아픈 마음의 상처를 긁어내는 말씀만큼은 자제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친구말마따나 세금 돌려받는것도 아니라면서요...


칼로 찌른 상처는 시간이 지나 아물면 그만이지만 마음에 남긴 상처는

세월이 흐른다고 하여 쉽게 아무는게 절대로 아니더군요...


아무리 신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망각"이라고는 하지만 말입니다...



물론 탁월한 업무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이날이때껏 지옥의 땅 북한에서 태어나 노예살이 겪은 것도 견디기 힘들었는데
죽음의 고비고비들을 넘으며 다달은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도 따뜻이 고무격려해주셔야 할,
당당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하는데 열과 성으로 이끌어주셔야 할
일선 담당자분들만큼은 인성이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런지요?


물론 이밤도 새터민(탈북자)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위하여 여러모로

애쓰시는반쪽의 조국 = 대한민국의 수많은 분들께는
진심으로 머리숙여 고맙다는 말씀 올립니다.





- 신록의 푸르름이 한층 더 깊게 다가오던 2009년 5월의 어느 고요한 밤에 -

   
이름아이콘 브론테
2018-03-15 08:52
IP:211.xxx.235
주제 파악,
참 많이도 들어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단군민족의 혈통이고 지방의 차이라고 말해도 그냥 북한사람이란 이유로 문화의 차이로    뭔가 뒤틀리면 운운하는 말.
지겹습니다.
그런 훌륭한 분들은 모르면서 아는척, 못났으면서 잘난 척, 없으면서 있는척 하는 세가지 훌륭한 "장점"을 다가지고 계시더라구요~
홍익인간 ㅎㅎ 이른바 텃세 아니겟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잡초처럼 억세게 살아남아야지요. 최후에 웃는 자가 승리자 아니겠습니까? 브론테님 함께 힘내서 살아남자고요.^^ 2018-03-15 10:18
118.xxx.12
   
이름아이콘 근육맨
2018-03-15 15:02
IP:211.xxx.107
뉘집딸인지
동사무소 공무원보다 새터민 친구분 비교안되게
인성이교육 (사람됨됨이) 제대로 배웠네요
홍익인간 에효... 국영수만 달달 외우고 토익, 토플 만점 맞는게 능사는 아닌데요.... 참... 안타까운 부분이 많습니다. 전반적인 교육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2018-03-15 17:53
118.xxx.12
   
이름아이콘 k호랑
2018-03-15 21:29
IP:59.xxx.183
죄송합니다. 헌터민으로서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힘~내세요~~^^
홍익인간 K호랑님 아니예요. 좋은 분들이 더 많으시거든요.^^ K호랑님덕분에 오늘 하루 정말 행복할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2018-03-16 07:01
221.xxx.13
   
이름아이콘 코엠리소시스
2018-03-16 13:09
IP:112.xxx.33
어려우시겠지만 용기내서 빨리 잘 적응하시기를 바랍니다.
사회이기 때문에 구성원으로 이해 하시면 빠를 것 같아요.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범죄자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이 범죄자 1명이 먹여 살리는 식구가 얼마인지 생각 해 보시면
우선 조사 경찰관, 검사, 변호사, 판사, 교도관, 치료사, 종교종사자등등
수 많은 사람이 이 나쁜 범죄자 1명때문에 먹고 살아 갑니다.
범죄자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회는 복잡합니다.
컵에 맑은 물을 담아 잉크를 한 방울 떨구면 바로 섞이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섞입니다.
하번 저어 주면 좀더 빨리 섞이지요.
하지만 다 썩인것을 다시 깩끗하게 하려면 정화시켜야 하는데 휠씬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나쁜 사람도 있지만 따뜻한 사람도 있습니다.
사선을 넘은 여러분께서 따듯한 사람들의 온기로 빠른 치유가 되시길 바라며 보다 행복한 오늘과 내일과 미래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홍익인간 ㅎㅎㅎ 묘하게 설득력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씩씩하게 살아남도록 하겠습니다.^^ 2018-03-17 08:10
221.xxx.13
   
이름아이콘 코엠리소시스
2018-03-16 13:12
IP:112.xxx.33
제가 쓴글에 두글자가 오타입니다.
오타글자는 한번 과 깨끗 입니다.
홍익인간 알겠습니다. 코엠리소시스님께서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8-03-17 08:10
221.xxx.13
   
이름아이콘 상생공영
2018-04-04 15:22
IP:59.xxx.243
참 참 남한에서 태어나 이런 차별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가 되지 않겠죠~
북에서 내려온 사람은 다 간첩인데 어떻게 믿고 쓰냐~고 면전에서 대놓고 말하는
공직자들을 보면서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그말을 들을수 밖에 없는 처지를 원망도 많이 했었죠.
어느순간 맞은곳을 계속 맞으니 굳은살이 배겼는지 간첩소리 나오면 먼저 말합니다.
"간첩이니 국정원 신고하라고, 근데 보상금은 반띵하자고" 하면
말한사람이 어색해서 헛헛한 웃음으로 마무리되는 자리들이 생기군 하죠~
참 쓰고보니 씁씁한 현실이네요 ㅠㅠ
홍익인간 하..... 상생공영님도 아픈 추억들을 꽁꽁 묻어두고 계시는군요... 우리가 더이상 묻어두지만 말고 적극 공론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기 위해 이 땅을 찾아왓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왜곡된 새터민에 대한 이미지를 벗어던질수 있으니까요... 함께 힙을 내도록 해요. 상생공영님 화이팅입니다.^^ 2018-04-11 07:43
220.xxx.71
   
이름아이콘 남희
2018-06-15 00:09
IP:175.xxx.167
저정도면 동사무소 직원 파면감입니다
고발 할수 있는  대상자입니다
홍익인간 ㅎㅎㅎㅎ 그런데 알고보니 이외로 저런 마인드를 가진 공무원분들이 꽤 된다는 것입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2018-06-19 05:25
220.xxx.167
   
이름아이콘 청학동
2018-09-28 00:19
IP:125.xxx.161
북한이나 남한이나 꼴뚜기들은 어디에나 있게 마련입니다.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은 또 강자에게 약한 법,그런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태성이 그러하니 잊어버리는게 상책입니다
   
♡    님의 한마디 아름다운 댓글이  홍익인간 님과 우리 모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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