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들에게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3
작성자 홍익인간 ㆍ추천: 0  ㆍ조회: 502
작성일 2018-03-01 (목) 06:48 IP: 221.xxx.27

- 2003년에 남한에 왔다. 올해로 12년째다. ‘희망이 보이나?

모르겠다. 솔직히 지금은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남한에서 태어나 살던 사람들도 힘들어하는데 탈북자들은 오죽하겠나. 탈북자 자살률이 비탈북자의 세 배에 달한다. 북에 남은 가족들 탈북 시키려다가 무리하게 빚을 지기도 하고, 돈을 쉽게 벌기 위해 몸을 버리기도 한다. 남한사회에 학연, 혈연, 지연이 전무한 탈북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불 보듯 뻔하지 않겠나?(웃음)

북한이 민주화 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의를 위해 자기 한몸 기꺼이 불사를 수 있는 청년들을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구조인 군대에 장기간 보내기 때문이다. 고등중학교를 16, 17세에 졸업을 하면 13년 동안 군대에 있어야 한다. 원래 10년이었는데 군인이 줄어드니 13년으로 늘렸다. 피 끓는 20대를 군대라는 감옥에 가둬두는 것이다. 북한에서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남한은 6월 민주항쟁이나 5.18민주화운동 때 보면 운동 중심에 학생(청년)이 있지 않았나. 요즘 남한의 청년들도 스펙을 쌓아 취업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기 세계에 갇혀 지내지 않나. 취업이라는 대의를 위해 불의를 보면 참는다. 사회변동의 추진력이 생길 리 없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희망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 3국으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해외에 이미 가 있는 동기들이 오라고 했다. 간첩 취급하는 남한에 무슨 미련이 있느냐며 오라더라. 그런데 혼자 갈 수는 없었다. 나 힘들다고 가족들 팽개치고 갈 수는 없었다. 가족들 수발은 누가 하나. 그래도 가족(부모님)들이 고향에서 그 힘든 세월 따뜻한 시래기 된장국 끓여줘서 내가 지금껏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는데 혼자 맘 편 할라고 떠날 순 없었다. 그리고 어린 아들에게 고향을 잃는 경험을 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우리들 대에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들은우리들과는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웃음) 대신 더 이상은 내 생각이나 의견을 세상에 꺼내어놓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제3국으로 간다면 "망명"을 택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나의 모든것을 다해 치열한 삶을 바쳐온 반쪽의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물론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하고 겪은 사실들)들을 꺼내어놓을수밖에 없었기때문에 마음에 걸렸던 부분도 있다.

- 대의의 좌절이 가족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삶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였다. 그동안 내 목표 내 소신 지키기 위해 내 나름 열심히 하노라고 했는데 그것이 다 가족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거였다. 나로선 열심히 했는데 나의 바람대로 결론이 나진 않더라. 인생은 워낙 변수의 연속이지 않나. 지금 참 좋다. 서울에서 아등바등 살 때는 아들 깨어있는 모습 보기도 어려웠다. 늦깎이 대학생으로 학교가 있는 서울까지 왕복 네 시간 통학하느라 아침에 일찍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왔으니까. 지금은 보통의 엄마들처럼 학습지 시키면서, 틀리면 왜 틀렸느냐 꾸중도 하고, “한 문제 틀리면 한 대 때려야지 왜 열 대 때리려 하느냐고 반항하면, “알았다. 대신에 밖에 나가서 고양이들과 자라고 농담도 주고 받는다. 이런 소소한 대화의 시간이 참 좋다. 가족들에게 따뜻한 김치찌개 끓여주는 삶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느끼고 있다.

-다음에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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