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야 할 이유 5.
성공적인 정착생활이란 바로 우리들의 성실한 노력과 끈질긴 인내로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을 열고 더 가까이 다가갈 때만이 다가 오 는 것 이라는 것을 저는 한국에서 살아오는 동안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성실히 흘린 땀방울들과 남몰래 흘린 눈물들이 슴 배어 있는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 안동에서의 뼈를 깎는 정착생활 속에서 나는 드디어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왕산 허위가문과 우당 이희영가문과 함께 삼대항일명문이고 상해임시정부 초대국무령을 역임하신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생가인 임 청각이 자리하고 있으며
까마득한 날이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 렸 으 랴...
라는 광 야 라는 시로 유명하신 저항시인 이육사선생님이 태어나셨고
한국의 전통문화를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 오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속촌인 하회마을, 퇴계 이황선생님의 혼과 넋이 살아 숨 쉬 는 도산서원과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건축물 중
영주 부석사와 선후를 다투는 고즈넉한 풍경소리 아름다운 천년고찰 봉정사와
동족상잔의 피비린 역사를 지켜보면서 괴로움을 토해내었을 천 삼 백리 출렁이는
낙동강을 바라 볼 때면 이제는 두고 온 고향땅보다 더 안동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저 자신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진정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때 힘들고 괴로운 일도 웃으며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틈틈이 안동에 갓 정착지를 배정받아서 오는 후배들에게 나름대로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랑 정착정보나 경험들을 알려주기도 하고 고향음식을 만들어서 맛보이기도 하면서 외롭고 힘들어도 절대 굴하지 말고 마음을 열고 성실한 노력으로 꿋꿋하게 살아남는 것이 두 고 온 혈육들을 떳떳이 마주 볼 수 있는 길이라고 힘도 주고 다독여주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이 그마나 먼저 한국 사회 속에 뛰어들어 살아온 선배로써 해야 할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를 표방한 현대판 봉건노예국가인 극악무도한 북한정권의 적나라한 비인간적, 비인도주의적인 온갖 용서받지 못할 죄악들을 낱낱이 고발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산 증인들인 우리들 = 탈북동포들이 하나같이 자유민주주의사회에 적응하여 튼튼히 자신들의 자리를 잡아 나갈 때 비로소 통일의 새벽이 더 빨리 열리리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오천년 유구한 문화와 역사 배달민족의 넋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금수강산 삼천리에 태극기의 자랑스러운 물결이 넘쳐흐르고 자유의 메아리가 하나 된 강토위에 목청껏 울려 퍼질 가슴 벅찬 그날이 저 멀리서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습니다.
목숨과 바꾼 소중한 자유를 방탕과 타락으로 착각하고 조상 탓, 나라 탓으로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일부 어리석은 새터민들도 존재하고 있음을 또한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방황에 따른 쓰디쓴 댓가를 치르고 나서야 고마움을 깊이 느끼고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국민의 의무를 다할 것 이라는 것을 믿고 싶습니다.
국내에 입국한 모든 새터민들이 받아준 고마움을 가슴깊이 새기고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하여 민주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다시 태어날 때 그 어떤 핵폭탄보다 북한정권의 숨통을 조이는 철퇴가 되리라는 것을 너무도 명명백백한 진리입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국민으로 사회정착에 성실히 임하는 것만이 극악무도한 김정일 독재정권을 정의의 심판대에 올려놓는 것이고 우리들 = 새터민들의 살아야 할 이유임을 한순간도 잊지 말고 뼈를 깎는 각오로 열심히 노력하고 또 할 것이라는 비장한 각오를 다집니다.
- 2010년 4월 -
(이 수기를 썼던 당시는 2010년입니다.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