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시대

범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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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에 인간은 종교적인 속박을 타파했다하지만 거기서 벗어나자 인간은 견딜  없는 새로운 속박을 스스로 지어낸다미덕은 죽지만 한층 사나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미덕은 누구든 만나기만 하면 요란한 자비를그리고 우리시대의 휴머니즘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미래에 대한 사랑을 외쳐 댄다 정도로 요지부동이면  미덕은 다만 참화를불러올 뿐이다


 미덕이 변질되는 날이 오면 그것은 마침내 경찰이 되어 인간을 구원한다면서 끔찍한 화형대를 세울 것이다우리 시대의 비극이 절정에 이르면 우리는 그때 일상화된 범죄의 세계로 들어간다


생명과 창조의 샘이 말라 버린 같다유령과 기계로 가득  유럽을 공포가 마비시킨다 번에 걸친 대살육 사이에다수의 처형대가   깊숙한곳에 세워진다휴머니스트 고문자들이 침묵 속에서 그들의 새로운 예배를 올린다


 무슨 외침이 그들을 방해하겠는가시인들까지도 그들의 형제가 살해되는 것을 목도하면서 자기들의 손은 깨끗하다고 당당히 선언한다이제부터 세계전체가 무심히  범죄를 외면한다희생자들은 이제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불운의 극한으로 접어들었다그들은 성가신 존재들인 것이다.

 "반항하는 인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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