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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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9 12:32
가 시
잊은게 아니었어
다만, 잊으려고 애를 썼고
잊으려고 노력했으며
잊으려고 내색을 안했을 뿐
잊는다고 잊혀지는게 아니었어
눈물을 머금고 작별할 때
엄마와 동생을 놓고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누구보다 더 잘 알거라 생각했지만
쌓여있는 그리움과 눈물의 8년 밤이
살속을 누비며 온 몸을 헤집을 때마다
나에게 새롭게 붙혀진
엄마라는 이름으로 버티고 살아야 했어
달덩이가 목구멍을 치밀때마다
쏟아지는 슬픔을 견디어야 했어
우리 그냥 다 같이 가난하게 살까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아무것도 노력하지 말고 애쓰지도 말고
그저 무의미하게 살아갈 까
그것이 진정 엄마에게 빚을 갚는 길이라면
네가 바라는 대로 해줄 테니 다시는 내게
창자를 꿰뚫는 칼의 노래를 불어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