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에 대하여
간단한 작품 소개:
카뮈는 소설 "이방인"으로 노벨문학상 받음.. "이방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주인공의 여러 모습의 바탕에 깔린 삶의철학을 이해해야 하는데 "시지프 신화"가 바로 그 이론서에 해당함. 쉽게 말해 수학책이라면 "시지프신화"는 이론편이고, "이방인"은 실전편에 해당함.
나를 모든 창조물과 대립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보잘것없는 이성이다. 나는 펜으로 확 그어 버리듯 그 이성을 부정해 버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을 나는 마땅히 견지해야 한다.
나에게 그처럼 분명하게 나타나 보이는 것이라면 그것이 비록 적대적인 것일지라도 지탱해야 한다. 그런데 이 세계와 나의 정신의 갈등과 마찰의 근본을 이루는 것은 바로 그에 대한 나의 의식 자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러므로 만약 내가 그것을 견지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항상 새로워지고 항상 긴장을 유지하는 항구적인 의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지금 당장 내가 인식해 두어야 할 것은 바로 이 점이다.
이렇게 되면 그토록 명백하고 그토록 정복하기 어려운 부조리는 한 인간의 삶 속으로 되돌아와 그의 고향을 되찾는다. 이때 역시 정신은 명석한 정신의 노력이라는 삭막하고 메마른 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 길은 이제 일상생활 속으로 접어든다. 그 길은 이름 없는 ‘세인(世人)’의 세계와 합류하지만 인간은 이제부터 그의 반항과 통찰력을 간직한 채 그곳으로 되돌아간다. 그는 희망을 갖지 않는 법을 배운 것이다. 현재라는 이름의 지옥, 이것은 마침내 그의 왕국일 수밖에 없다
"시지프 신화"중에서